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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사자는 물어뜯겨도 안죽어” 김용남 “사자도 사자 나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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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남 전 의원. 연합뉴스

김용남 전 의원. 연합뉴스

“사자는 하이에나 떼들에게 물어 뜯겨도 절대 죽지 않는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에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자도 사자 나름”이라고 맞받았다.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받은 홍 시장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하이에나 떼들에게 한두 번 당한 것도 아니지만, 이 또한 한때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을 사자에 비유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1일 오후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출연해 “사자가 젊고 힘센 사자면 안 죽겠죠”라며 “지금 상황에서 적절한 비유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준표 시장이 ‘앞으로 언급하지 않겠다’ ‘왈가왈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한 그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옳다. 잘못했을 때는 바로 납작 엎드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의원은 홍 시장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 “총선 때 당원권이 정지돼 있지만, 당원의 신분은 유지된다. 총선에서 당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홍 시장은 열렬한 지지층이 분명히 있는 이른바 팬덤이 형성되어 있는 정치인이다. 영향력이 좋은 방향으로 행사될 때는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이라고 해서 잘못된 점을 그냥 덮고 넘어가는 것도 옳지 않다”며 “잘못된 것에 대해선 당연히 징계를 수용해야 하고 또 총선 승리는 당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홍준표 대구시장.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 뉴스1

한편 홍 시장은 30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나를 잡범 취급한 건 유감”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모두 힘을 합쳐도 어려운 판에 나까지 내치고도 총선이 괜찮을까? 황교안이 망한 것도 쫄보 정치를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했다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가 ‘험지 출마’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을 공천하지 않은 걸 비판한 것이다.

같은날 홍 시장은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서도 “모두 힘을 합쳐도 어려운 판에 나까지 내치고도 총선이 괜찮을까?”,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거라. 가뜩이나 허약한 지지층이다” 등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홍 시장은 글을 삭제했다.

홍 시장은 지난 26일 당원권 정지 징계 직후 “더 이상 갑론을박하지 않겠다”며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사실상 징계를 수용하는 듯 했지만, 다시 당을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시장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홍 시장의 최근 모습을 보니까 팬덤 정치인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굉장히 주관적인 얘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지를 받는데 내용이 전부 명령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본인의 정치적 미래에 대해서 원모심려(먼 앞날을 깊이 생각함), 심사숙고하는 정치인은 아니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홍 시장 발언은)지극히 옳은 말씀인데 일관되지 않다”며 “이준석 대표 징계할 때는 ‘자중해라. 당에는 징계할 자유가 있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니까 이준석, 유승민을 대변해서 ‘나 내치지 마, 나한테 손가락질 하지 마’ 이런 항변을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시장다운 액션”이라며 “그럼과 동시에 그걸 바로 지웠다는 것은 징계에 있는 상황을 인식하고 자중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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