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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쿼드처럼 한·미·일 정상회의 정례화 적극 추진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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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장면.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장면.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바이든 초청 18일에 캠프 데이비드 3자 회동

한·중·일 정상회의 재가동 외교에도 나서주길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미국·일본·인도·호주 정상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처럼 정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3국 외교 실무진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최종 가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한 상황에서 핵심 3국 정상이 안보 공조를 위해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확보된다면 거듭 환영할 일이다.

지금까지 한·미·일 정상은 다자 회의를 계기로 약식으로 만났으나 정례적인 3국 정상 협의체는 없었다. 이번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는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특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처음 방문했으며, 윤 대통령이 역대 두 번째다. 특정 장소에의 초대보다 의미가 큰 것은 단순히 일회성 방문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한·미·일 3국 정상회의가 정례화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쿼드와 유사한 형태가 거론된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그제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번 캠프 데이비드 회의는 다자 정상회의 계기가 아닌 단독으로 개최되는 첫 3국 정상회의”라면서 “한·미·일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삼각대의 한 축인 한·일 관계 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3국 정상회의에서는 ▶미사일 조기 경보 정보 공유 등 북한의 위협에 대한 3국 공동대응 방안 ▶인도·태평양 지역 안팎에서의 3국 협력 강화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 촉진 ▶글로벌 안보 도전에 대한 대응 등이 핵심 의제로 예상된다. 이번 만남이 형식이나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리트리트(Retreat)’ 방식이라니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3국 정상이 어느 때보다 격의 없이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대규모 ‘전승절’ 열병식을 열고 러시아와 중국 고위 인사를 초청해 북·중·러 밀월을 과시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한·미·일 정상회의와 을지프리덤실드(UFS) 훈련을 전후한 이번 달 중 북한의 도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한 3각 공조를 강화하더라도 국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중국 리스크를 늘 염두에 두고 세심하게 관리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재가동을 위한 외교적 접촉도 꾸준히 시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행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