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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첫 파병부대 도착한 곳서, 참전용사들 “아~리랑” 열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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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참전용사 패트릭 핀(미국·오른쪽)씨와 콜린 새커리(영국)씨가 27일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열창하고 있다. [뉴시스]

참전용사 패트릭 핀(미국·오른쪽)씨와 콜린 새커리(영국)씨가 27일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리랑을 열창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부산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은 유엔군 참전 발자취로 시작해 아리랑이 어우러지는 한 편의 공연으로 치러졌다. 2019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 최고령 우승자인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93)씨는 아리랑을 열창했고, 합창단의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함께 울려퍼졌다. 몇몇 참전용사는 당시를 회상하듯 지그시 눈을 감았고, 일부는 따라 불렀다. 아리랑은 정전협정 직후 유엔대표단 사열 때 흘러나온 곡으로 ‘협정의 마침표’를 의미한다고 국가보훈부는 설명했다.

새커리씨는 “자유롭고 놀라운 성장을 한 대한민국의 모습은 70년 전 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고 했다. 함께 무대에 오른 미국 참전용사 패트릭 핀씨는 “전우와 함께 만든 대한민국이 기적적인 변화를 했다”며 “더 큰 꿈을 키워나가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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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개최된 기념식엔 데임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을 비롯한 25개국 참전 대표단 170여 명과 유엔 참전용사 및 후손·참전 유공자 등 4000여 명이 함께했다. ‘헌신으로 얻은 자유, 동맹으로 이룰 미래’라는 행사 취지에 맞게 관련 장치가 곳곳에 마련됐다. 영화의 전당부터 유엔군 참전 역사를 상징한다. 이곳은 1950년 7월 1일 미군 스미스 특수임무부대를 태운 C-54 수송기가 착륙한 옛 수영비행장 터다. 유엔군 첫 6·25전쟁 참전 부대인 스미스 부대는 부산 도착 나흘 만에 경기도 오산까지 진격해 죽미령 일대에서 첫 전투를 벌였다. 그 덕에 낙동강 방어선과 인천상륙작전에 필요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개회 공연 ‘그날의 기억’은 스미스 부대를 재조명하는 내용으로 꾸려졌다. 미군 역의 배우가 한국의 첫인상과 참전 의미를 설명했다. 국민의례에선 남수단 한빛부대 소속으로 유엔평화유지활동을 한 부대원 4명이 낭독을 맡았다.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나라가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유엔 깃발 아래 우방국들이 즉각 군사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유엔사 후방 기지 일곱 곳을 자동적으로 확보하는 플랫폼”이라며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말로 축사를 끝맺은 윤 대통령은 참전용사 62명을 한명 한명 영접하는 것으로 예의를 표하기도 했다. 또 호주군 참전용사로 멜버른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한 고(故) 토머스 콘론 파킨슨 일병에게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미국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에 기여한 도널드 리드 참전용사에게는 국민포장을 직접 수여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기념식에 앞서 윤 대통령은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유엔군 위령탑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 키로 뉴질랜드 총독 부부 등 유엔 참전국 정부대표단이 동행했다. 유엔군 위령탑에 현직 대통령이 참배한 것은 처음이라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포고문을 내고 “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 평화·안전·번영의 핵심 축”이라며 “세계 평화와 번영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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