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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끝' 안심? 슈퍼태풍 한반도 치나…日향하는 '카눈'에 긴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장마기간이 끝나고 이른아침부터 무더운 날씨를 보인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그늘막 아래서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장마기간이 끝나고 이른아침부터 무더운 날씨를 보인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시민들이 그늘막 아래서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장마가 지나고 27일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표됐다. 이날 밤에는 제6호 태풍 카눈이 발생해 북상하는 등 본격적인 태풍 시즌을 예고해 폭염과 태풍 모두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2.2도를 기록했고 강원 강릉은 평년보다 6도 이상 높은 35.4도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세종과 광주·대구 등 일부 지역에는 가장 높은 단계인 폭염 경보가 발표됐다. 폭염 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찾아온 건 정체전선을 북쪽으로 밀어낸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위에 자리 잡으면서 햇볕에 의한 기온 상승과 함께 높은 습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습도가 높아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매우 무덥겠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 있으니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격렬한 야외활동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불안정한 대기로 인해 전국 곳곳에는 29일까지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나기가 그치면 다시 기온이 빠르게 올라 무더워지겠고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많을 전망이다.

오늘 밤 태풍 카눈 발생…오키나와까지 북상

6호 태풍 카눈 예상 진로. 기상청

6호 태풍 카눈 예상 진로. 기상청

최근 태풍이 연달아 발생하는 등 본격적인 태풍 시즌이 시작된 것도 걱정거리다. 기상청은 이날 “27일 오전 9시 현재 괌 서남서쪽 약 580㎞ 부근 해상에 있는 제10호 열대저압부는 밤 사이에 제6호 태풍 ‘카눈’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카눈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과일의 한 종류다.

카눈은 세력을 점차 키우면서 북상해 다음 달 1일 오전에는 일본 오키나와 서쪽 약 250㎞ 해상까지 도달하는 등 한반도에 더 가까이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발생한 제5호 태풍 ‘독수리(DOKSURI)’는 대만 서쪽 해상을 지나 28일 오전에 중국 남부 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중 앙상블 예측모델(GEFS)이 예측한 태풍 카눈 진로. 일본 오키나와 해상을 지난 이후 태풍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tropicaltidbits.com

다중 앙상블 예측모델(GEFS)이 예측한 태풍 카눈 진로. 일본 오키나와 해상을 지난 이후 태풍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tropicaltidbits.com

다음 달 1일 이후 카눈의 진로는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전 세계 수치모델들도 각기 다른 경로를 예측하고 있다.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고 있어서 태풍은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지만, 제주 등 국내 일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다음 달 초에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여부가 카눈의 한반도행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경호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사무관은 “평년에 대비해 중위도 해수면 온도가 높아서 태풍이 올라오면서 서서히 발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압계의 흐름이나 태풍 이동 속도에 따라 진로가 달라질 수 있어서 아직은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엘니뇨 영향으로 슈퍼 태풍 발달 가능성 

카눈이 지나가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이후에도 열대 해역에서 태풍이 연달아 발생해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통 8월은 태풍의 영향이 가장 큰 시기다. 최근 30년 동안 8월에 평균 5.6개의 태풍이 발생했고, 1.2개가 국내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올해에는 엘니뇨 현상 등의 영향으로 슈퍼 태풍이 발생해 한반도를 강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엘니뇨 시기에는 태풍이 발생하는 위치가 동남쪽에 치우치기 때문에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더 강하게 발달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역대급으로 강한 태풍이 엘니뇨 시기에 자주 발달했고, 8~9월에 태풍의 길이 열리면 우리나라로 올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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