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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색약인 미술 감상 문제 없다…보정안경 대여해주는 미술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용인에 있는 호암미술관이 김환기 전시 관람객에게 색각 이상 보정용 안경을 대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호암미술관이 김환기 전시 관람객에게 색각 이상 보정용 안경을 대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연합뉴스

미술계가 색맹·색약 등 색각 이상을 가진 사람의 전시 관람을 돕는 안경을 관람 환경에 도입하고 있다.

23일 삼성문화재단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에 있는 호암미술관에선 오는 9월 10일까지 열리는 김환기 전시 관람객에게 색각 이상 보정용 안경을 대여한다.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열면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장애물 없는 생활 환경)’ 전시 환경을 준비하던 중 보정 안경을 제작하는 업체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외국 업체였고, 가격도 개당 50만~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였다. 특히 이들 제품은 작품의 색상이 진하거나 덜 진한 정도만 구분할 수 있고, 무슨 색인지는 구별하기 어려웠다. 또 안경 렌즈의 코팅이 짙은 탓에 광량이 부족한 실내에서는 성능이 떨어져 전시 감상용으로는 부적절했다.

이런 점 때문에 안경 도입을 고민하던 미술관 측은 국내의 한 제작 업체를 알게 됐다. 예비사회적기업인 이 업체의 보정 안경은 외국 제품과 달리 색상 구별도 완벽하진 않지만 가능했다. 가격도 개당 약 30만원으로 더 저렴했다.

다만 이 회사의 보정 안경도 짙은 코팅을 갖고 있었다. 미술관의 주문을 받은 업체 측은 수개월 연구 끝에 전시장의 색온도 3000~4000K(캘빈)에 맞춰 미술 감상에 적합한 렌즈를 개발했다.

아직 자신이 색각 이상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 많아, 보정 안경 대여를 조용히 물어본 뒤 사용해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호암미술관의 박세준 수석은 “여러 전시장에 보급되면 색각 이상인에 대한 편견을 줄이는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는 약 165만명이 색각 이상 인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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