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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서 대만發 수상한 소포…명동우체국 1700명 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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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부터 울산을 시작해 전국 각지에 정체불명의 소포가 발송됐고 이를 열어본 시민이 호흡곤란, 마비,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서울, 대전, 울산, 경기 용인시, 경남 함안군, 제주 등에서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소포)을 수신했다는 112 신고가 수십 건 이상 이어지고 있다. 해당 소포는 노란색 혹은 검은색 포장지에 ‘CHUNGHWA POST’가 쓰여 있는 게 특징이다. 발신지는 대부분 ‘P.O.Box 100561-1003777, Taipei Taiwan’로 돼 있다. 발신지가 말레이시아나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으로 표시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소포 안에는 냄새가 없는 반죽 형태의 물체나 화장품 모양의 물건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전국 각지에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포가 배달됐다. 일부 시민은 소포를 개봉하고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청

지난 20일부터 전국 각지에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포가 배달됐다. 일부 시민은 소포를 개봉하고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청

전날 오후 12시 30분쯤 울산 동구 서부동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원장 등 3명이 관련 소포를 열어보고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후 4시 40분쯤에는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에서도 비슷한 소포가 접수돼 건물이 전면 통제되고 1700명가량이 대피했다.

 경찰은 접수한 문제의 소포들을 국방과학연구소 등에 넘겨 정밀 성분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브러싱 스캠’일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브러싱 스캠이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식으로 온라인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행위를 뜻한다. 경찰관계자는 “정밀분석 잠정결과 독극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파장이 커지자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국내에 반입된 유사한 유형의 우편물은 안정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유사한 우편물을 수취하신 분은 개봉하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서나 112로 신고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앞서 2020년에도 미국, 캐나다, 일본 등 국가에서 발신지가 ‘P.O.Box 100561-1003777, Taipei Taiwan’으로 표시된 정체불명 소포가 배달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미국 농무부는 “현재까지는 브러싱 스캠 외 다른 행위로 볼 증거가 없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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