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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개발 40→5개월로”…LG, 상위 1% 위한 ‘AI 엑사원2.0’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날 LG는 초거대 AI(인공지능) '엑사원'에서 한 단계 진화된 '전문가 AI' 엑사원 2.0을 선보였다.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엑사원 2.0은 전문성과 신뢰성이 대폭 강화된 AI로 평가받는다. 사진 LG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날 LG는 초거대 AI(인공지능) '엑사원'에서 한 단계 진화된 '전문가 AI' 엑사원 2.0을 선보였다.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엑사원 2.0은 전문성과 신뢰성이 대폭 강화된 AI로 평가받는다. 사진 LG

#1. ‘들판에 앉아있는 토끼 이미지를 만들어줘’라고 입력하자 인공지능(AI)이 곧바로 토끼 그림을 선보였다. 다시 ‘이 그림으로 아이들이 좋아할 동화를 써줘’라고 명령하니 ‘옛날옛적에 아름다운 꽃밭에 하얀 토끼가 뛰어왔어요’라고 시작하는 한 문단이 튀어나왔다.

#2. 배터리 첨가 물질의 제조방법이 담긴 논문을 올린다. 논문 속 분자 하나를 선택해 원소(불소) 일부를 제거하니 새로운 분자가 만들어졌다. ‘새 분가자 기존 분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화학 반응이 진행되는가’라고 질문한다. AI는 실제 실험 없이도 두 분자를 비교하는 답을 내놓는다.

엑사원 아뜰리에 시연 모습. AI가 생성한 토끼 이미지를 활용해 동화를 만들어달라고 명령하자 영어로된 동화 한 문단이 생성됐다. 박해리 기자

엑사원 아뜰리에 시연 모습. AI가 생성한 토끼 이미지를 활용해 동화를 만들어달라고 명령하자 영어로된 동화 한 문단이 생성됐다. 박해리 기자

LG AI연구원이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이 같은 신기능을 가진 초거대 AI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사람처럼 사고·학습·판단하는 AI다. LG AI연구원은 2021년 12월 엑사원 초기 모델을 처음 선보인 후 이번에 한 단계 진화한 버전을 내놓았다.

엑사원 2.0은 특허와 논문 등 전문 문헌 약 4500만 건과 이미지 3억5000만 장을 학습했다. 모두 저작권과 개인정보 이슈를 해결한 자료들이다. 전문 데이터의 상당수가 영어로 된 점을 고려해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언어 모델로 개발됐다. 2개 국어를 쓰는 ‘바이링구얼’인 셈이다.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은 “엑사원 2.0은 기존 모델보다 추론처리 시간이 25%, 메모리 사용량 70%를 줄여 비용을 78% 절감했다”며 “세상의 지식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상위 1%의 전문가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이날 연구원은 엑사원의 3대 서비스 플랫폼인 ▶유니버스 ▶디스커버리 ▶아틀리에를 함께 소개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가들의 지식 소비와 생산을 효율적으로 돕는 대화형 AI다.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 질문에 대해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답변을 생성한다.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각 분야 최신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 답변한다. AI의 최대 맹점으로 꼽히는 ‘환각 현상’(허구를 진실처럼 대답하는 현상)을 최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LG그룹 내 AI 연구자와 협력 대학 등을 대상으로 이달 31일부터 비공개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하며, 9월에는 사내 모든 연구자가 활용할 수 있게 정식으로 서비스한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화학·바이오 분야 발전을 앞당길 신소재·신물질·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 아니라 분자 구조, 수식, 차트, 테이블, 이미지 등 비 텍스트 정보까지 인식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AI와 대화하면서 문헌을 검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재 구조를 설계하고 소재를 합성해 예측까지 진행이 가능하다.

한세희 AI연구원 랩장은 “마치 내비게이션을 켜고 소재를 개발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소재 합성 설계에 40개월 걸리던 것이 5개월로 단축되고, 1만 회 정도의 시행착오를 수십 회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4분기에 LG 그룹 내 화학·바이오 분야 연구진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간의 창의적 발상을 돕는 엑사원 아틀리에는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하고 언어를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멀티 모달 AI 플랫폼이다. 이미지 생성을 넘어 이미지를 활용해 동화를 창작하고, 소셜미디어(SNS) 피드 글을 대신 써주기도 한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숨37’ 패키지 디자인이 아틀리에를 활용한 것이다. 조만간 그룹 내·외부 전문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콘서트에서 AI 플랫폼 '엑사원 2.0'(EXAONE 2.0)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콘서트에서 AI 플랫폼 '엑사원 2.0'(EXAONE 2.0)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메타(옛 페이스북)에서도 생성형 AI ‘라마2’를 공개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생성형 AI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배경훈 원장은 “아직 산업 현장에서 대대적으로 성공한 생성형 AI 사례는 없다. 사실에 입각한 ‘신뢰성’이 달성돼야 비로소 산업계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쓸 수 있다”며 “실제 현장에서 의미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AI 컴퍼니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엑사원은 기업간 거래(B2B)와 LG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활용되지만, 향후 기업·소비자간 거래(B2C)로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엑사원 유니버스의 경우 대부분 AI 연구자가 사용할 수 있게 공개할 예정”이라며 “아뜰리에의 이미지 설명 기술도 SNS에 사진을 올릴 때 등에 유용할 것 같아서 일부 B2C 적용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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