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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함께” 예천은 사망자 애도기간…물놀이 축제 여는 곳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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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이 17~21일 폭우로 인한 사망자를 애도하는 기간을 갖기로 했다. [사진 예천군]

예천군이 17~21일 폭우로 인한 사망자를 애도하는 기간을 갖기로 했다. [사진 예천군]

집중 호우로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피해가 컸던 경북 예천군은 애도 기간을 정했다. 또 자치단체는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자는 차원에서 축제를 취소하고 있다. 반면 일부 자치단체는 물놀이 축제를 운영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 예천군은 호우로 인한 사망자 추모를 위해 오는 21일까지 애도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예천군에서는 19일 오전 9시 기준 1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돼 수색 중이다. 추가로 이날 오전 수색 작업에 나섰던 해병대원 1명도 실종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예천군은 각 읍·면사무소에 근조 리본 1100개를 배포, 공무원이 패용토록 했다. 예천군은 실종자 수색과 피해 현장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군 단위 축제도 전면 중단한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사망자 추모를 위해 검은 리본을 착용하겠다"라며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지만, 군민이 하루빨리 안정을 찾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총동원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신속한 복구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원 1명이 19일 오전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인근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낙동강 삼강교 아래를 마지노선으로 삼은 해병대가 수색대를 급파하고 있다. 뉴스1

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병대원 1명이 19일 오전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인근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낙동강 삼강교 아래를 마지노선으로 삼은 해병대가 수색대를 급파하고 있다. 뉴스1

각 지역 축제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경북 봉화은어축제와 한여름 산타마을 개장식, 영덕 황금은어축제, 강원 영월 동강뗏목축제, 대전 대덕거리맥주페스티벌, 충북 향수옥천 포도·복숭아 축제 등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경북 경산시는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2023 경산워터페스티벌을 취소했다. 경산 지역은 비 피해가 비교적 적지만,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전국에서 발생한 상황에서 물놀이 축제를 여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집중호우로 실의에 빠진 사람들과 슬픔을 함께하고 피해 복구 지원과 재해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가 없는 서울은 중부지방에서 폭우 피해 소식이 이어지자 자중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지자체는 물놀이 축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종로구는 지난 16일 혜화동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대학로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다음 달로 미뤘다. 노원구도 공릉동 서울과기대 대운동장에서 ‘노원 워터파크’ 물놀이장 개장시점을 14일에서 20일로 늦췄다.

19일 오전 경북119특수대응단이 집중호우 피해지역인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 하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 경북도소방본부]

19일 오전 경북119특수대응단이 집중호우 피해지역인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 하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사진 경북도소방본부]

반면 서울 중랑구는 19일 ‘도심 속 최고의 워터파크!’ 보도자료를 배포해 논란이다. 중랑구가 24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3주 동안 용마폭포공원·망우저류조공원에서 진행하는 ‘중랑물놀이 한마당’ 축제를 홍보하는 자료다.

중랑구 체육진흥과 담당자는 “도봉구·노원구 등 다른 자치구도 물놀이장을 운영 중인 데다, 물놀이장 개장 시점을 문의하는 구민이 있어서 무더위 피해도 예방할 겸 개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봉구도 도봉동 성균관대 야구장 부지에서 지난 14일부터 ‘도봉힐링 오아시스 물놀이장’을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호우로 슬픔에 잠긴 시국에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과, 서울 지역은 비 피해가 크지 않은 만큼 피서를 즐길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선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국적인 비 피해를 고려하면 국민이 재난을 애도하고 행사도 가급적 자제하면 좋겠지만,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면 예정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무조건 비판하는 것도 바람직한 견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랑물놀이한마당 포스터. 중랑구는 19일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사진 중랑구]

중랑물놀이한마당 포스터. 중랑구는 19일 이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사진 중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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