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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름 보너스 815만원…역대 최고액이지만, 못 웃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주요 기업이 올여름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보너스가 지난해보다 2.6% 올라 1인당 89만4285엔(약 815만원)으로 집계됐다. 여름 상여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지만 증가율은 지난해(11.3%)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17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시민들이 햇빛을 피하기 위해 양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AFP=연합뉴스

17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시민들이 햇빛을 피하기 위해 양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AFP=연합뉴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 406곳의 여름 상여금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확산 영향에서 벗어난 비제조업 분야의 여름 상여금이 지난해보다 9.9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분야 중에서도 철도·버스 업종의 여름 상여금 증가율이 26.8%로 가장 높았고, 백화점·슈퍼도 6.3% 증가했다

일본 기업들의 약 40%는 실적과 연동해 상여금 액수를 결정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규제가 풀리면서 여행업, 유통업 분야의 실적이 크게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 상여금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엔화 가치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은 제조업 분야의 증가율은 0.82%에 머물렀다. 섬유·제약·철강·화학·식품 분야는 여름 상여금 액수가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닛케이는 기업들의 여름 보너스가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상승률이 높지 않아 소비 회복을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일본 기업들은 '잃어버린 30년' 동안 정체 상태였던 근로자들의 임금을 앞다퉈 올리고 있지만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해 실질 임금은 계속 하락세다.

일본 최대 노조 렌고(連合)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춘계 노사협상에서 일본 기업들의 임금인상률은 평균 3.58%로 3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후생성이 발표한 5월 기준 일본의 실질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해 1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신선 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엔 전년동월대비 3.4%, 5월은 3.2%를 기록했다. 교도통신은 "정부의 전기·가스 요금 억제 대책이 일정 정도 효과를 냈지만 식품과 숙박 등 폭넓은 품목의 가격 인상으로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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