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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尹 우크라 방문'에 "조국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넣은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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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수해 피해를 복구하는 데 집중하자며 이날 오전 예정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 관련 국토교통위 현안 질의까지 미뤘으나,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직후 반복해 온 ‘외교 참사’ 주장은 멈추지 않았다.

민주당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재난상황에 보이지 않던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윤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겠다’고 말한 데 대해 “러시아는 적대국이라는 말과 다름없다. 러시아에 사는 우리 교민 16만명과 160여개 우리 기업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공동 성명서에는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름을 올렸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10년 만에 최대 사상자를 낸 수해 피해를 언급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보위 소속 김의겸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외통위 소속 김상희 의원은 “비 피해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실종됐는데 느닷없이 우크라이나에 갔다니,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김병주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위원들이 1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주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위원들이 1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이 수해 기간 순방 일정을 연장한 것을 문제 삼았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당장 서울로 뛰어가도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국정 콘트롤 타워로서 상식적이지도 않고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쟁 한복판인 우크라이나에 간 것은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입장이라 갔나”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는 안타깝고, 러시아도 불의한 전쟁을 즉각 멈춰야 한다”면서도 “대한민국이 안보에 치중해 민생과 경제에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는 국민의 입장에서 실리적이어야 한다.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이재명 대표의 수해 피해 지역 방문에 이어 이날 부여, 청양, 전북 익산을 방문한다. 민주당은 이번 주를 수해 대응 총력 기간으로 정하고 피해 복구에 적극적 활동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수해 복구를 위해 초당적 협력을 할 예정이며, 오송지하차도와 같이 명백한 인재 정황이 드러난 데에는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규명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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