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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 막는다고 자외선 막히나…여름휴가 '파라솔의 배신'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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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후유증 줄이기

벗겨진 피부는 손대면 피부염 불러
해외여행 후 시차 적응 잘 하려면
카페인 피하고 밤엔 실내 어둡게

본격적인 여름휴가 철이다. 고된 일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시기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도리어 몸이 혹사당할 수 있다. 생체리듬이 흐트러져 만성 피로를 얻거나 더위를 피해 떠난 휴가지에서 피부·눈 등이 손상되고 근육통을 앓기 쉽다. 심한 경우 극심한 휴가 후유증에 시달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후유증 없이 휴가를 보내기 위해 신경 써야 할 점을 알아봤다.

피부

껍질은 떼지 말고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놔둬야 얼굴에 수렴 마스크 올려놓으면 진정 작용에 도움

껍질은 떼지 말고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놔둬야 얼굴에 수렴 마스크 올려놓으면 진정 작용에 도움

바다·산 등 휴가지에선 평소보다 야외 활동을 많이 한다. 태양광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몇 시간 내에 붉어지고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심하면 통증·물집이 생긴다. 일광화상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햇빛을 많이 쐬어 피부가 따갑고 물집이 생겼을 땐 먼저 찬 물수건이나 얼음 주머니로 피부를 진정시켜줘야 한다. 그런 다음 병원·약국을 찾아 상태에 맞는 국소 스테로이드 혹은 항생제 연고로 치료한다. 피부 껍질이 일어날 땐 곧바로 벗기지 않는다. 인위적으로 떼어내려다 자극성 접촉 피부염과 같은 피부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그냥 놔뒀다가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한다.

강한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 탄력을 유지해 주는 콜라겐·엘라스틴이 노화해 잔주름을 유발하고 잡티와 기미, 주근깨 발생·악화의 원인이 된다. 바닷가의 소금기와 뜨거운 공기도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주요소다. 더위와 땀으로 지친 피부는 탄력 없이 늘어지고 모공도 넓어 보인다. 이땐 냉온 타월로 번갈아 찜질하는 것을 추천한다. 모세혈관이 수축·이완하면서 혈액순환을 촉진해 피부가 생기를 되찾는다. 찜질 후엔 수렴 마스크를 활용하면 좋다. 매일 저녁 깨끗이 세수한 뒤 수렴 화장수를 화장 솜에 충분히 적셔 10~15분 광대뼈 부위와 이마, 콧등에 얹어두면 진정 효과와 함께 늘어진 모공을 수축해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된다.

피부 보호를 위해선 햇빛이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진 최대한 햇빛 노출을 피하는 게 좋다. 흐린 날도 마찬가지다. 상당한 양의 자외선이 구름을 뚫고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은 모래나 물 위에서 잘 반사되므로 파라솔·양산 밑에서 안심하고 있기보다 챙이 넓은 모자를 항상 써서 방패막이 역할을 하도록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다. 외출 15~30분 전에 바르고 정오가 지나면 덧바른다. 충분한 양을 고루 문질러 발라야 효과가 있다. 화장하는 여성의 경우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파운데이션·파우더 제품으로 덧발라주는 것도 괜찮다.

물가에선 오전 10시~오후 2시 선글라스 착용 권장 수건·침구 공유하지 말고 눈 비비는 행위 피해야

물가에선 오전 10시~오후 2시 선글라스 착용 권장 수건·침구 공유하지 말고 눈 비비는 행위 피해야

자외선 A·B는 눈의 각막을 거쳐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하는 위험한 광선이다. 특히 물과 모래 등 반사체가 있는 휴가지에선 자외선의 양이 더욱 증가하기 때문에 눈 건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강한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가 타듯 눈도 각막·결막에 화상과 같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눈의 노화도 촉진해 백내장 진행, 결막 손상으로 인한 익상편 발생, 황반변성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눈의 자외선을 차단하려면 눈가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선글라스를 쓰는 게 좀 더 효과적이다. 백내장, 녹내장, 시력 교정 등 안과 질환 수술을 받았거나 노안 방지를 위해서라면 햇살에 직접 노출되는 실내에서도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휴가지에서 쓸 선글라스를 새로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한다. 특히 UV400 인증을 받은 제품은 400nm 이하의 파장을 가진 자외선을 99% 이상 차단한다는 것이므로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A와 B를 대부분 막을 수 있다.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떨어지므로 코팅에 흠집이 났는지 사용 전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어린이·청소년은 수정체가 성인보다 투명하며 자외선이 깊게 침투할 수 있다. 다만 선글라스를 장시간 쓰면 시력 발달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착용을 권장한다. 활동량이 많은 아이는 유리로 된 렌즈보다 외부 충격에 견고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된 렌즈를 추천한다. 휴가지에서 돌아오면 눈병으로 고생하는 이가 많다.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휴가지에서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수건·침구를 타인과 공유하지 않으며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행동을 피한다. 감염이 발생한 경우라면 안과 의사의 진료를 통해 항생제 안약, 항염증제 등 적절한 치료를 받고 오염된 눈물을 세척하는 효과가 있는 인공눈물을 수시로 사용한다. 눈 주변이 붓고 이물감이 심할 땐 냉찜질이 도움된다.

근육

스포츠 즐기기 전 준비운동으로 체온 향상, 신체 이완 통증 있을 땐 관절·근육 늘린 상태로 10~20초 유지

스포츠 즐기기 전 준비운동으로 체온 향상, 신체 이완 통증 있을 땐 관절·근육 늘린 상태로 10~20초 유지

휴가지에서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평소에 활동이 거의 없다가 많이 걷고 여러 레저 활동을 하면 근육·인대에 손상이 올 수 있다. 특히 서프보드, 웨이크보드, 스노클링, 수상스키 등 활동량이 많은 수상스포츠를 즐긴 경우 피로와 근육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체온보다 온도가 낮은 물에서 수상스포츠를 하면 몸이 경직된 상태에서 외력이 가해져 다칠 확률이 높다. 간단한 준비운동으로 체온을 끌어올리고 몸을 이완된 상태로 만든 후 즐기는 게 좋다.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을 취해 체온과 체력을 회복한다.

근육이 뭉쳐 통증이나 불편함이 있다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준다. 관절과 근육을 끝까지 늘린 상태에서 10~20초 정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동을 이용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근육이나 인대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한다. 무리한 활동 후 생기는 근육통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보통 일주일 이전에 사라지고 특별한 부상이 아니라면 따로 치료할 필요 없다. 다만 통증이 오래간다면 내부 구조물에 손상이 생긴 것일 수 있으니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수면

온종일 누워 지내는 행동은 불규칙한 신체 리듬 조장 아침 햇빛에 신체 노출하고 밤엔 실내 어둡게 유지

온종일 누워 지내는 행동은 불규칙한 신체 리듬 조장 아침 햇빛에 신체 노출하고 밤엔 실내 어둡게 유지

휴가 기간엔 생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불규칙한 생활을 거듭하면 몸은 항상성을 잃고 호르몬이 불균형해진다. 늦은 시간까지 영상 시청으로 잠드는 시간이 밀리면 수면 리듬 역시 흐트러진다. 생체리듬이 완전히 깨져 체내 기능이 떨어지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약화한다. 휴가 후유증에서 그치지 않고 우울증, 만성 피로, 불면증과 같은 문제로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휴가 중 잠을 설쳤다고 늦잠을 자거나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어 어제 못 잔 잠을 보충하려고 하면 불면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피로를 풀고자 온종일 잠자거나 누워 지내는 것도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생체리듬이 더욱 불규칙해져 오히려 피로가 가중될 수 있으니 삼간다. 생체리듬이 깨지지 않으려면 휴가 중에도 수면과 기상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포인트다. 평소 수면 시간을 채우고 많이 피곤할 경우 10~2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을 잔다. 출근 1~2일 전부턴 가능한 한 일찍 잠자리에 들고 7~8시간 정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게 좋다. 해외여행으로 시차가 바뀌었다면 되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밤에 멜라토닌이 잘 분비될 수 있도록 아침에 밝은 빛에 몸을 노출하고 밤엔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실내를 최대한 어둡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적응할 때까지 커피·녹차·홍차·초콜릿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도 피한다.

수면 환경을 조절하고 수면 리듬을 되돌리려고 노력했는데도 3주 이상 불면증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좀 더 전문적으로 대처하는 게 좋다. 만성 불면증은 치료 시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면증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원인별 근본 치료를 하면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도움말=원종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황제형인제대 상계백병원 안과 교수,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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