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빅빅’ 삼성 vs ‘선 넘은’ LG…4000만원 TV전쟁, 누가 웃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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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3일 출시한 98형 '네오 QLED 8K' TV 신제품. 사진 삼성전자

국내 가전업계의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 전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TV는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과 선의 한계를 넘은 ‘무선’을 내세운 신제품 간 경쟁이 관전 포인트다.

13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98형 네오 QLED 8K’(모델명 QNC990)와 ‘시그니처 올레드 M’(97M3)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두 제품 모두 가격이 4000만원대인 초프리미엄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에 독자적 화질 제어 기술인 ‘네오 퀀텀 매트릭스 프로’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퀀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를 1만6384단계로 세밀하게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네오 퀀텀 프로세서 8K’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콘텐트 자체의 화질과 관계없이 화질을 8K 수준으로 향상했다. 삼성 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명암비와 뛰어난 디테일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120와트(W)의 6.4.4 채널을 탑재한 ‘시네마 무빙 사운드’ 기술로 영화관 같은 웅장한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덧붙였다. 화면 베젤(테두리)과 뒷면은 모두 금속 소재를 사용한 ‘인피니트 슬림 디자인’을 적용했다. 출고가는 4990만원이다.

LG “세상에 없던 기술” 무선TV 꺼냈다

LG전자가 13일 출시한 세계 최초 무선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 사진 LG전자

LG전자는 전원을 제외한 모든 케이블을 없앤 무선 올레드 TV 제품을 내놓으며 ‘세상에 없던 기술’을 강조했다. TV 주변에 복잡하게 엉켜있는 선들을 없애기 위해 LG전자는 무선 오디오·비디오(AV) 전송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은 97형 올레드 TV와 고화질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해 주는 ‘제로 커넥트 박스’가 한 세트다. 제로 커넥트 박스는 화면에서 10m가량 떨어뜨려 설치할 수 있으며 4K 해상도의 고화질 영상을 기존 근거리무선망(와이파이6)보다 최대 3배 빠른 속도로 전송한다.

고선명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2.1, 이동식저장장치(USB), 블루투스 등도 지원해 선 없이 콘솔기기·셋톱박스 등을 연결할 수 있다. 돌비의 최신 영상기술과 입체 음향기술 등도 지원한다. 출고가는 4390만 원이다.

차준홍 기자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프리미엄TV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3.8%에서 올해 1분기 72.5%로 높아졌다. 75형 이상 초대형TV 출하량 역시 지난해 1221만 대에서 올해 1479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옴디아는 2027년까지 초대형TV 출하량이 연평균 15.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TV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기능 좋은 프리미엄TV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TV 시장 역성장 속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히 출하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TV는 통상 6년 주기로 교체하는데 2018~2019년 TV 판매량이 정점을 기록해 내년쯤 55형 이상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의 타이젠, LG전자 웹OS 등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콘텐트·광고 등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