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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리 안보·가치에 도전”…나토, 아시아로 영역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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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구조적인 도전’으로 규정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나토 31개 회원국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발표한 총 90개 항의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이례적으로 6개 항목을 중국 관련 이슈에 할애했다. 이들은 “중국은 우리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하는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을 공표했다”며 “세계에서 입지를 키우고 힘을 발휘하기 위해 광범위한 정치·경제·군사적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과 건설적인 관계에는 열려 있지만, 사이버·우주·하이브리드 등 비대칭적 위협과 부상하는 파괴적 기술의 악의적인 사용에 맞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전날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중국 정부는 갈수록 강압적이 돼가는 대외적 행동, 억압적인 국내 정책 등으로 인해 나토의 안보와 가치, 이익에 도전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고 타국을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토는 인도·태평양 파트너들과 협력을 늘려 세계의 규칙 기반 질서를 수호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중국을 ‘독재국가’라고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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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가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 회의에 이어 이번 정상회의에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를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AP4) 자격으로 초청한 것도 이 같은 인식의 연장선상이다. 나토는 AP4 국가들과 협력 관계 틀도 ‘국가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IPCP)에서 ‘국가별 맞춤형 파트너십 계획’(ITPP)으로 격상했다. 한국은 이날 ITPP를 체결했고 다른 3개국 역시 ITPP를 체결했거나 체결을 진행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 나토는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표부는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나토의 발표는 냉전적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으로 가득 차 있으며 중국의 입장과 정책을 자의적으로 왜곡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의 아시아·태평양으로의 동진‘을 단호히 반대할 것임을 경고한다”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는 모든 행위는 결연한 반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나토는 아태지역을 향해 뻗는 검은손을 즉시 거둬들여야 한다”며 “일본 같은 특정 국가를 제외하고 아시아 대다수 국가는 나토를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할 끔찍한 괴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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