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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진검승부 시작되나…'구관' 최정 vs '신관' 노시환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홈런왕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베테랑 거포 최정(36·SSG 랜더스)과 신예 거포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11일 NC전에서 1회 선제 홈런을 치고 손하트 세리머니를 하는 최정. 연합뉴스

지난달 11일 NC전에서 1회 선제 홈런을 치고 손하트 세리머니를 하는 최정. 연합뉴스

5일까지 최정이 19개, 노시환이 18개로 나란히 홈런 부문 1~2위에 올라 있다. 독주하던 최정이 잠시 주춤한 사이 노시환이 빠른 속도로 뒤를 쫓았다. 시즌 초반 1위였던 3위 박동원(15개·LG 트윈스)과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최근 4년 사이 홈런왕에 오른 국내 선수는 모두 33~35개로 시즌을 마쳤다. 2019년의 박병호(KT 위즈)가 33개, 2021년의 최정과 지난해의 박병호가 35개였다. 최정과 노시환도 이와 비슷한 속도로 달리고 있다. 최정이 36.5개, 노시환이 35개를 칠 수 있는 페이스다.

최정은 벌써 세 차례나 홈런 1위에 올랐던 KBO리그 대표 홈런 타자다. 2016년 40개를 쳐 처음으로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와 공동 홈런왕에 등극했다. 2017년엔 홈런 46개로 단독 홈런왕을 차지했다. 4년 뒤인 2021년에도 35홈런을 때려내 세 번째 홈런왕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통산 홈런 기록도 역대 2위, 현역 선수 1위다. 프로 19시즌 동안 448개를 쌓아 올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남긴 통산 최다 홈런(467개) 기록을 넘어설 유일한 후보로 꼽힌다. 3위 이대호가 374개를 치고 은퇴했고, 4위 박병호(368개)와도 차이가 크다. 한동안 최정을 따라잡을 적수가 없다.

올해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4월에 4개, 5월에 4개를 각각 때려낸 뒤 6월 한 달간 11개를 몰아치며 1위로 치고 나갔다. 세 번이나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고, 지난달 22일 두산전부터 24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도 터트렸다. 김원형 SSG 감독은 "홈런을 그렇게 많이 친 선수인데도 (홈런 뒤) 정말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감회가 남다르다. 야구를 그렇게 오랫동안 잘해도, 매 순간을 즐기는 것이 최정"이라며 흐뭇해했다.

최정은 올 시즌 첫 20홈런의 문턱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다. 지난달 24일 삼성전을 끝으로 7경기 연속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가래톳 통증이 도져 주말까지 경기 출장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한 번 불이 붙으면 언제든 몰아치기가 가능한 타자가 최정이다. 그는 통산 25차례나 연타석 홈런을 쳐 이승엽 감독(28개)에 이은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1일 삼성전에서 3점 홈런을 치고 기뻐하며 홈으로 향하는 노시환. 뉴스1

지난 1일 삼성전에서 3점 홈런을 치고 기뻐하며 홈으로 향하는 노시환. 뉴스1

노시환은 프로 데뷔 5년 만의 첫 홈런왕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난 5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18호 2점 홈런을 날려 최정을 1개 차로 따라붙었다. 노시환이 홈런 1위에 오르면, 2008년의 김태균 이후 15년 만에 한화 출신 홈런왕이 탄생한다.

이전까지 노시환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21년의 18개였다. 올해는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그 숫자를 채웠다. 데뷔 첫 20홈런을 넘어 30홈런 돌파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4월엔 홈런 2개를 치는 데 그쳤지만, 5월 7개와 6월 6개를 각각 추가하면서 날개를 폈다. 이달 첫 3경기에서도 벌써 3개를 쳐 꺾이지 않는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시환은 "홈런왕은 당연히 하고 싶고 내 꿈이기도 하지만, 너무 의식하면 항상 뜻대로 안 되는 것 같다"며 "홈런 경쟁을 아예 의식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만 계속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도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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