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회동’ 신경전…친명 “빨리 만나야” 친낙 “신뢰회복 먼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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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4월 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인 김윤걸 전 교수의 빈소에서 이재명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을 둘러싼 계파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는 당 통합을 위해 하루빨리 만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낙계는 두사람 사이의 신뢰회복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현재 민주당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 당의 지도자인 두 분이 이른 시일 내에 만나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뜻을 같이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자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강력히 원하고 있나'라고 묻자, 정 의원은 "(이 대표 입장에서는) 당의 가장 중요한 지도자이기 때문에 빨리 만나서 당의 여러 현안에 관해 의견도 듣고 조언을 구하는 그런 바람이 당연하게 있다"고 답했다.

친낙계에서는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 전에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 의원은 "두 분이 인간적으로 살뜰하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뢰를 완전히 깰 만한 그런 사건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지지자들 간의 앙금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지도자들이 만나서 그 앙금을 해소해서 오히려 분열을 극복하고 단합하게 하는 게 지도자의 역할 아니겠나. 신뢰를 깰 만한 두 분 사이의 결정적인 건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을 바라보는 계파 간의 입장 차이는 여전한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더불어민주당 설훈, 윤영찬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이낙연계인 윤영찬 의원은 같은 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회동 성사 여부에 대해 “두 분이 안 만날 이유가 없다”며 “때가 되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광주, 현충원 가셨고 오늘 봉하마을과 문재인 전 대통령 뵈러 가지 않나”라며 “본인이 생각하는 일의 절차들이 있는데 그게 마무리되기도 전에 왜 안 만나느냐고 채근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두사람이 만났을 때 결국은 당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우리 만나자, 필요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유튜브나 이재명 대표의 지지 세력들은 뭐 이낙연 때문에 대선 졌다. 이낙연이 뭐 윤석열 찍었다. 이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귀국 이후 촉발된 계파 갈등이 분당까지 번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5선 중진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 당내 계파갈등을 언급하며 “유쾌한 결별도 각오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분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지난 3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유쾌한 결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자 “여러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겠다”며 “분당도 그런 형태 중의 하나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그런 혼란들, 당의 일시적인 후퇴 이런 부분들은 조만간 극복될 것”이라면서도 “이 전 대표가 해야 할 역할들이 있다. 당을 좀 더 다양하고, 여러 목소리가 숨 쉴 수 있는 일종의 민주주의의 기폭제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목소리에 대해 용인이 안 되는 지금 당내 문화가 민주주의의 큰 걸림돌”이라며 “민주당이라고 이름하기에는 우리가 많이 부족한 부분이 바로 당내 민주주의의 부족함, 결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