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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숙’ 히트…하반기엔 ‘힘쎈여자 강남순’ ‘D.P. 2’ 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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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닥터 차정숙’ ‘재벌집 막내아들(아래 사진)’ 등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SLL은 올 하반기 15개 이상의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 JTBC]

‘닥터 차정숙’ ‘재벌집 막내아들(아래 사진)’ 등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SLL은 올 하반기 15개 이상의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 JTBC]

지난달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주부이자 경력 단절 여성인 차정숙(엄정화)이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이 첫 회 4.9%에서 마지막 회 18.5%로 4배 가까이 오르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기획 초기부터 방영까지 적지 않은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닥터 차정숙’의 제작사인 SLL의 박준서 제작총괄은 4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부적으로는 ‘너무 주말연속극 같지 않냐’는 (회의적) 반응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주말연속극이 (항상) 안 좋고, 작품성이 떨어지나’ 생각했을 때 그렇지 않았다”며 “주말연속극에서 다루던 가족 이야기를 SLL만의 방식으로 만드는 게 중요했고, 대중적으로 즐거워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끌고 간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SLL은 드라마·영화·예능·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의 영상물을 기획·개발하고 제작·유통하는 콘텐트 스튜디오다. 산하에 15개 레이블이 있으며, 지금까지 300여개의 콘텐트를 제작한 국내 최대 창작집단이다. 전신인 ‘JTBC스튜디오’ 당시 ‘SKY캐슬’(2018), ‘부부의 세계’ ‘이태원 클라쓰’(이상 2020) 등을 제작하며 성과를 냈지만, 지난 3년간 전반적으로 흥행 면에서 부진했다. 지난해 사명을 SLL로 바꾼 뒤 제작한 ‘재벌집 막내아들’이 ‘부부의 세계’(28.4%)에 이어 역대 JTBC 드라마 중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26.9%)을 기록했다.

박 총괄은 앞선 흥행 부진 시기에 대해 “(당시엔) 작품성은 좋지만 우울하고 어두운 이미지의 드라마가 많았다”며 “좋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지만, 작품성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SLL로 새 출발 하면서 방향성을 확 바꿨다. 그는 “작품을 기획할 때 작품성보다 대중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형태로 의사 결정에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닥터 차정숙’ ‘대행사’ ‘나쁜 엄마’ ‘사랑의 이해’ 등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다.

‘닥터 차정숙(위 사진)’ ‘재벌집 막내아들’ 등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SLL은 올 하반기 15개 이상의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 JTBC]

‘닥터 차정숙(위 사진)’ ‘재벌집 막내아들’ 등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SLL은 올 하반기 15개 이상의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 JTBC]

SLL이 올해 상반기 제작한 드라마 6편 중 이들 4편은 미니시리즈를 처음 집필한 신인 작가들의 데뷔작이다. 박성은 제1본부장은 “최고 작가, 감독, 배우를 모아 놔도 100% 성공(흥행)을 확신할 수 없는 게 이 업계”라며 “과거에는 그나마 플랫폼이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워낙 많은 플랫폼에서 수많은 콘텐트가 경쟁하는 엄혹한 상황”이라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재밌는 사실은 신인들이 모여 작품을 만들더라도 얼마든지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은 그렇게 해도 경쟁이 치열한 업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신인과 작업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박 총괄은 “2~3년간 콘텐트 시장이 버블기(호황기)였고, 글로벌 요소까지 들어오면서 창작자와 계약 관계 등 드라마를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해졌다”며 “S급 작가, 감독, 기성 창작자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한데, SLL은 과감하게 신인을 발굴해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김은숙·박지은 등 (S급) 작가와 하고 싶겠지만, 신인을 발굴하는 역량을 키워야 오리지널리티(독창성)를 갖고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반기에 주로 신인과 함께한 SLL은 하반기에는 기성 작가와 작품을 제작한다. “신인과 기성 (작가)을 병행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박 총괄 말대로 일종의 균형점을 잡아가는 노력이다. JTBC 드라마 ‘이 연애는 불가항력’ ‘힘쎈여자 강남순’ ‘웰컴 투 삼달리’ ‘힙하게’와 ENA 드라마 ‘악인전기’ 등이다. 넷플릭스 ‘D.P. 시즌2’ ‘발레리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와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등 OTT 플랫폼과의 협업도 이어 나간다.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 제작도 활발하다. SLL 산하 레이블인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앤솔로지 스튜디오의 ‘거미집’, 비에이 엔터테인먼트의 ‘1947보스톤’, 퍼펙트스톰필름의 ‘하이재킹’ 등의 영화가 개봉 준비 중이다. 또 스튜디오 슬램은 예능 프로그램 ‘싱어게인3’ ‘크라임씬 리턴즈’를 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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