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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탓에 수퍼 박테리아가? 안 먹는 약, 우체통에 넣으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다음 달부터 서울에서 의약품을 버릴 때 전용 수거함 외에도 우체통을 이용할 수 있다. 27일 서울시가 환경부·우정사업본부 등과 ‘폐의약품 바르게 버리고 바르게 회수하기’ 업무협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19년 6월 15일 서울 광화문 우체국 앞에 우체통이 놓여 있다. 뉴스1

지난 2019년 6월 15일 서울 광화문 우체국 앞에 우체통이 놓여 있다. 뉴스1

의약품, 분리배출 안 하면 환경오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먹던 약의 유효 기한이 지났을 때 무심결에 쓰레기통 등에 버린 시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의약품 유형별 폐기 방법을 조사해 보니 응답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약을 쓰레기봉투에 버리거나 싱크대‧변기에 흘려보낸다고 답했다. 약국이나 보건소에 갖다 줬다는 응답은 10~20%에 그쳤다.

화학물질인 의약품은 반드시 분리 배출돼야 한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등에 따르면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남긴 약을 쓰레기봉투나 하수구 등에 버리면 매립 과정에서 성분이 땅이나 하천 등으로 유입돼 환경을 오염시킨다. 항생제를 버리면 내성이 생긴 ‘수퍼 박테리아’가 생겨 시민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약국‧보건소 등엔 의약품 전용 수거함이 마련돼 있다.

폐의약품 분리배출 홍보 포스터. [자료 서울시]

폐의약품 분리배출 홍보 포스터. [자료 서울시]

폐의약품 봉투 담아서 우체통에

앞으로는 의약품을 버릴 때 종이봉투 겉면에 ‘폐의약품’이라고 적은 뒤 약을 넣고 밀봉해서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주민센터에서 나눠주는 폐의약품 전용 회수 봉투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알약‧가루약만 가능하다. 물약은 흘러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기존대로 보건소 등에 있는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우체통에 담긴 폐의약품은 집배원이 회수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안 쓰는 의약품을 24시간 배출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엔 서울 소재 주민센터(433곳)나 구청(23곳)·보건소(43곳) 등 공공기관을 찾아가 의약품을 버릴 수 있었다. 다만 일과시간 외엔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 1월 9일 세종시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폐의약품 전용 회수 봉투' 사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9일 세종시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폐의약품 전용 회수 봉투' 사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서울 이어 전국 확대 계획

서울시는 우체통을 활용해서 폐의약품 수거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 누리집 기준 서울 전역엔 우체통 873개가 있다. 인터넷에서 ‘우리 동네 우체통 찾기’를 검색하면 가까운 우체통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시는 앞으로 올바른 폐의약품 분리배출 문화 정착을 위해서 시민 홍보 등에 나설 계획이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민원실 30곳 등에도 수거함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우체통을 폐의약품 수거 창구로 활용하는 사업은 올 초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우정사업본부는 세종시와 서울시 운영 경과를 분석한 뒤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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