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푸틴, 이틀 만에 업무 복귀…블링컨 “러 균열 몇주 갈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 군부대 방문을 위해 헬기로 이동하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오른쪽)과 예프게니 니키포로프 러시아 서부군 사령관. 쇼이구 장관은 바그너 용병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군사 반란을 일으킨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 군부대 방문을 위해 헬기로 이동하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오른쪽)과 예프게니 니키포로프 러시아 서부군 사령관. 쇼이구 장관은 바그너 용병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군사 반란을 일으킨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가 종료된 이튿날 통상 업무에 복귀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평정을 되찾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청년 기술 인력 양성 방안 등을 논의하는 포럼인 ‘미래의 엔지니어’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화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대외적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국가 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힘쓰는 기업들을 격려했다고 크렘린궁은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날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국제 분야의 양국 공동 관심사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틀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행방을 둘러싸고 한때 의문이 커졌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25일 보고서에서 “프리고진이 24일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난 이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ISW에 따르면 러시아 매체 RTVI는 프리고진 측이 이 매체에 “프리고진이 안부를 전했다”면서 그가 정상적인 소통이 가능해지면 모든 질문에 답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고 전했다. 실제 26일 오후 “프리고진은 ‘우리는 반란이 아닌 항의하기 위해 전진했을 뿐’이라고 비디오 메시지를 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는 25일 익명의 사법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 혐의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붙잡혀 조사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 내용을 전하지 않고 있다. 사실이라면 러시아 정부가 “철군한다면 반란에 가담한 이들을 체포·처벌하지 않을 것이며, 벨라루스 망명을 허용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깬 것이다. 프리고진의 반란 이후 교체설이 돌았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26일 우크라이나 서부군 전방 지휘소를 방문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5일 “프리고진이 푸틴에 대한 직접적 도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전에는 없었던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이것이 푸틴 종말의 시작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내부에서 푸틴 권위에 직접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그가 우크라이나 침략을 시작한 전제에 직접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것은 균열을 더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고진과 갈등을 겪어온 러시아군 수뇌부의 교체 여부에 대해 “아직 그런 것은 보지 못했지만 앞으로 며칠, 몇 주 안에 이런 상황이 더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적·군사적 위상 등 모든 부분이 약화하는 동시에 유럽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우크라이나를 뭉치게 하는 등 ‘전략적 실패’를 경험한 데 이어 내부의 심각한 분열을 맞으면서 푸틴이 앞으로 몇 주 동안 답해야 할 질문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가 내부 분란에 쏠린 시선을 바깥으로 돌리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더 과격하게 나올 수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