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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샤워도 안된다…무좀균, 사타구니 옮겨졌을 때 '꿀팁'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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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건강관리 전략

레인부츠는 맨살 직접 안 닿게 착용
음식은 가급적 열 조리한 것 섭취
관절도 습도 영향, 온찜질하면 좋아

덥고 습한 장마철엔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습도가 최대 90%까지 높아져 각종 균이 번식하기 쉬운 데다 땀이 많이 나도 잘 증발하지 않아 피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습도·기압의 영향으로 관절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특히 불쾌지수가 높아 몸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들므로 더욱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알아두면 도움되는 장마철 건강관리 전략을 짚어봤다.

피부
무좀·완선 발병 조심

후덥지근한 장마철에 접어들면 피부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긴다. 곰팡이가 창궐하기 쉬운 데다 비와 땀에 섞인 여러 가지 화학물질과 불순물이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때 자주 발생하는 피부병은 발 무좀이다. 피부가 하얗게 짓무르고 붉어지는 양상이 반복된다. 이후 각질이 생기면서 피부가 갈라지고 불쾌한 냄새가 난다. 무좀균은 고온다습하고 피부가 밀폐된 환경에서 잘 번식한다. 장마철엔 신발을 2~3켤레 준비해 번갈아 신는 게 도움된다. 신발이 젖었다면 충분히 말린 다음 신는다. 레인부츠를 신을 땐 부츠에 맨살이 직접 닿지 않도록 땀 흡수력이 좋고 발목 길이가 긴 면양말을 착용하는 게 좋다. 외출 후엔 마른 수건으로 내부를 닦아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무좀 환자가 썼던 수건이나 신발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전염될 수 있으므로 가족 간이라도 함께 쓰지 않는다.

무좀균이 사타구니로 옮겨진 경우 완선이 발병할 수 있다. 발 무좀과 마찬가지로 병변 부위를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사타구니 주변의 습기를 제거하고 항진균제 연고를 바르면서 청결하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다. 잦은 사타구니의 물 접촉이나 뜨거운 샤워, 잦은 비누칠, 때 미는 행동은 피하는 게 좋다. 목주름이나 무릎 뒤, 손가락 사이처럼 피부가 맞닿는 부위는 빗물에 오래 노출돼선 안 된다. 각종 화학물질이 피부를 자극하고 염증 반응으로 이어져 붉은 반점과 같은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빗물과 접촉했다면 깨끗이 씻어내고 피부가 접힌 부위를 습하지 않게 관리한다.

장마 기간 얼굴 부위는 꾸준한 홈 케어가 도움된다. 마스크팩·토너 패드가 대표적이다. 다만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해야 탈이 안 난다. 마스크팩을 오래, 자주 붙이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의 수분이 공급돼 피부 장벽이 무너지고 약한 자극에도 상처가 생기며 감염에 취약해진다. 마스크팩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횟수보단 한 번에 15~20분 내로 시간을 지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토너 패드는 얼굴 전체를 덮는 마스크팩과 달리 보관용 통에서 한 장씩 꺼내, 이마·볼 등 피부 고민 부위에만 팩처럼 붙이거나 가볍게 닦아내는 용도로 쓴다. 그러나 각질이나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강한 힘으로 문지르다 보면 각질층이 손상되고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손에 힘을 빼고 피부 결대로 가볍게 문지른다.

관절
관절염 증상 악화 빈번

관절은 습도나 기압에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진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대기압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관절 내부의 압력이 높아진다. 평소 인체 내부 관절과 평행을 유지하던 압력에 불균형이 생기면 관절 내 활액막에 분포한 신경이 압박을 받는다. 그러면 평소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통증과 부기가 심해진다. 높은 습도도 근육을 자극한다. 관절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다. 근데 장마철엔 대기 중 습도가 최대 90%까지 상승한다. 습기가 체내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하게 한다. 장마철엔 활동량이 주는 것도 증상에 영향을 미친다. 평소보다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면 관절 주변 근력이 감소해 관절이 더 굳고 통증이 심해진다.

장마철엔 온도·습도 관리를 위해 에어컨·선풍기부터 켠다. 하지만 장시간의 냉방기 가동은 관절염 환자에겐 독이다. 찬 바람은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시켜 신경을 더욱 압박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통증 완화 물질과 영양분 분비가 감소한다. 따라서 실내 습도는 50% 수준으로 맞추고 냉방기를 직접 조작할 수 없는 장소라면 긴소매의 겉옷이나 무릎담요로 찬 바람 노출을 줄인다. 실내외 온도 차는 5도 이상 나지 않도록 한다.

심해진 통증을 개선하려면 관절에 무리가 가면 안 된다. 우선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쪼그려 앉거나 달리기처럼 관절에 힘이 가해지는 운동을 삼간다. 그렇다고 장마 기간 내내 방 안에 가만히 있는 건 적절하지 않다. 더욱이 통증이 있다고 누워 지내면 다리로 가는 혈류가 줄어든다. 신체 각 조직이 혈액으로부터 산소를 이용하는 능력 역시 감소해 결과적으로 근육이 빠지고 관절이 뻣뻣해진다. 따라서 방 안에서 스트레칭하거나 가벼운 걷기 운동을 하면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 찜질 역시 통증 완화에 도움된다. 통증이 급성으로 발생하거나 열이 날 땐 단기 진통 효과를 내는 냉찜질, 증상이 만성일 땐 혈액순환과 근육 이완을 돕는 온찜질이 좋다. 증상이 계속 악화하면 참지 말고 진통 소염제를 먹는다.

감염
식품·모기 매개 질환 주의

장마철엔 고온다습한 날씨의 영향으로 세균 번식 속도가 빠르다. 살균 효과가 있는 햇빛의 자외선량이 줄어드는 것도 세균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데 영향을 준다. 장마 탓에 수해가 발생한 지역에선 위생 상태가 불량해져 병원균, 모기 등 감염 매개체에 의한 감염병에 취약해진다.

흔한 건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이다. 콜레라나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A형 간염 등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음식의 선택, 조리, 보관 과정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세균은 주로 0~60도에서 번식하므로 저장은 4도 이하에서, 가열은 60도 이상에서 한다. 60도 이상으로 가열해도 포도상구균·바실루스균·클로스트리듐균의 독소는 증식할 가능성이 있다. 열에 조리한 음식을 섭취하되 가능한 한 즉시 먹는 게 바람직하다. 행주·도마·칼과 같은 조리기구를 청결히 소독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식품 매개 질환 때문에 설사가 지속한다면 탈수 증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혹 지사제를 임의로 먹기도 하는데 오히려 독소의 배설을 막아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 평소보다 물 섭취량을 늘리거나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는 것이 낫다. 가벼운 증세는 별다른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된다. 물을 충분히 마시고 미음·죽처럼 부드러운 음식부터 부담스럽지 않은 범위에서 식사량을 천천히 늘려나간다.

철저한 개인위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외출하고 돌아온 후, 더러운 것을 만지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엔 반드시 손을 씻는다.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해선 안 된다. 지하수나 약수, 우물물을 마시지 말아야 하며 범람한 물이 닿은 음식은 섭취를 금한다. 일본뇌염·말라리아와 같은 모기 매개 감염병도 조심한다. 매개 모기는 주로 밤 10시 이후부터 새벽까지 활동하므로 야간 외출을 자제하고 가능하면 긴소매 옷을 입으며 모기 기피제를 뿌린다. 생활 환경 주변에 물이 고인 화분이나 웅덩이가 있다면 미리 없애는 게 좋다.

도움말=한별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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