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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만난 주문진 상인 "日원전도 문제지만, 폐기물 시설부터"

중앙일보

입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좌판풍물시장을 찾았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수산업자의 바닥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서였지만, 이곳 상인들은 주문진에 만들어지는 폐기물 처리장을 막아달라는 민원을 먼저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좌판풍물시장에서 산오징어를 시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좌판풍물시장에서 산오징어를 시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시장에 도착한 건 이날 오후 3시였다. 시장 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 20~30명이 차량에서 내리는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 대표가 시장으로 들어가려던 때 한 60대 여성 상인이 그 앞을 가로막고 “원전도 문제지만, 우리 폐기물부터 어떻게 우선 좀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오염수 폐기물?”이라고 되묻자, 옆에 있던 김우영 강원도당 위원장이 “원전이 아니고, 지정 폐기물 처리장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문진읍 향호리 일원에 추진되고 있는 폐기물 매립시설(강릉시 에코파크) 건립 사업을 얘기하는 것이었다.

이 대표가 시장에서 맞닥뜨린 주문진의 현안은 대부분 폐기물 처리장 반대였다. 이 대표가 시장에서 처음 악수를 청한 여성 상인도 “찾아주셔서 진짜 감사하다”면서 “우리는 폐기물밖에 당부할 게 없다. 청정지역에서 그러면 안 되는 거잖냐”고 말했다. 상인마다 “폐기물은 반대”, “폐기물 좀 안 들어오게 해주세요”, “주문진은 폐기물 매립장이 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을 쏟아내자, 이 대표가 옆에 있던 좌판풍물시장 회장에게 “다 (목소리를) 통일시킨 건 아니죠?”라고 되묻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어촌계복지회관에서 수산업·관광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따른 우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어촌계복지회관에서 수산업·관광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따른 우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후 주문진어촌계복지회관을 찾아 수산업·관광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일본 오염수 투기 문제로 여러가지 스트레스가 있는데 (주문진은) 폐기물 처리시설 문제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해하더라”며 “지역 주요 현안이기 때문에 도당위원장과 중앙당도 타당한 사업인지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선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고 한다. 한민수 대변인은 “한 참석자는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그 물이 몇 년 간 돌아서 우리 해안에 오기 전에 일본산 활어차에 실려 들어온다고 우려했다”며 “가리비 등 일본 수입 수산물과 함께 일본 바닷물이 그대로 실려서 전국으로 배송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원전 오염수 방류를 끝까지 막아달라는 말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날 강릉 방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전국 민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었다. 민주당은 7월 한 달간 전국 순회 장외 집회를 열어 공세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괴담 유포”라는 여권과 원자력 학계의 공세를 넘어서야 하는 게 숙제가 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최승국 송정동 미소수산 대표가 이 대표에게 “사실은 조금 혼란스럽다”며 “국민에게 정확한, 신뢰할 만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한국원자력학회는 지난 20일 민주당을 향해 “과학적 사실을 공개적으로 왜곡하면서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우리 수산업계와 관련 요식업계의 피해를 스스로 가중하는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2016년 8월 3일 경북 성주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들이 대중 가요를 개사해 사드 배치 반대 노래를 춤추며 부르는 모습. 오른쪽은 손혜원 의원, 가운데는 표창원 의원. 사진 오마이TV 유튜브 캡처

2016년 8월 3일 경북 성주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들이 대중 가요를 개사해 사드 배치 반대 노래를 춤추며 부르는 모습. 오른쪽은 손혜원 의원, 가운데는 표창원 의원. 사진 오마이TV 유튜브 캡처

여당은 특히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환경영향평가 결과 전자파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이날 “전자파로 참외가 말라죽는다는 등 터무니없는 괴담으로 국민을 거짓 선동한 죄를 고백하고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마땅하다”(김기현 대표)고 민주당을 성토했다. 이에 대해서도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가 따로 사드 전자파 얘기를 한 적이 없어서 특별한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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