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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펠프스? 감전 위험"…침수도로 이것 주의하세요 [물난리 그곳 그후 1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서초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침수된 차 위로 올라가 휴대폰을 만지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서초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침수된 차 위로 올라가 휴대폰을 만지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8월 서울 전역에 ‘폭포비’가 쏟아졌을 때 온라인에선 ‘서초동 현자’와 ‘신림동 펠프스’가 화제였다. 서초동 현자는 정장을 입은 채 물에 잠긴 차 위에 올라 달관한 듯 비가 그치길 기다렸던 시민을 말한다. 신림동 펠프스는 관악구 신림동 일대 물에 잠긴 도로 한복판에서 비를 맞으며 수영했던 사람이다. 이들 모습은 각각 사진과 영상으로 사회 관계망서비스(SNS)등에 확산했다. 펠프스는 미국 유명 수영선수 이름이다.

그런데 이들 행동을 두고 재난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서초동 현자’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립된 상황에서 물이 더 차오르면 상당히 위험하니 대피했어야 했다”며 “또 물에 잠긴 도로에 진입하는 것은 피하고 우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신림동 펠프스에 대해선 “감전 등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신림동 펠프스, 매우 위험” 

서울 남부에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신림동 펠프스'라고 불리며 퍼지고 있는 영상 화면. 사진 유튜브 캡처

서울 남부에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신림동 펠프스'라고 불리며 퍼지고 있는 영상 화면. 사진 유튜브 캡처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폭우 대비 행동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오는 25일 제주에서 시작한다고 예보했다. 일단 도심에서 가장 조심할 게 맨홀이다. 서울 시내에만 맨홀이 62만여개 있다. 맨홀 뚜껑은 무게가 160㎏에 달하나 폭우가 내리면 배수구 내 수압이 높아져 뚜껑이 열릴 수 있다.

하지만 침수 때 길바닥이 안 보여 맨홀 뚜껑이 열렸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폭우가 내리면 맨홀을 피하기 위해 건물 외벽을 붙잡고 이동하는 게 최선이다.

서울 잠수교가 한강 수위 상승으로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

서울 잠수교가 한강 수위 상승으로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

지하차도 등 저지대도 마찬가지다. 진입하기 전에 우회하는 게 최선이지만, 불가피하면 자동차 지붕 위로 올라가 119에 구조를 요청한다. 침수 시 자동차 전자장치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지하차도 진입 직전 미리 창문을 열어두는 것도 좋다.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보험사 침수차 집결 장소. 서울 등 수도권에서 침수 피해를 본 차가모여있다. 뉴스1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보험사 침수차 집결 장소. 서울 등 수도권에서 침수 피해를 본 차가모여있다. 뉴스1

비가 더 많이 내려 자동차 침수가 불가피하다면 대피가 최선이다. 대피 시점은 타이어 상태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타이어가 3분의 2 이상 잠기면 갓길 등으로 이동·주차한 뒤 차를 버리고 탈출해야 한다. 내·외부 수압 차이로 차 문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 금속 지지대나 안전벨트 금속 고리, 비상 망치 등 단단한 물체로 유리창 모서리 쪽을 가격해 깨뜨린 뒤 발로 차면 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가전제품이라고 볼 수 있는 전기차는 배터리를 차 바닥에 설치한 경우가 많다”며 “합선 등에 따른 감전사고 위험을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침수 도로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물 침수 시 전원 차단이 최우선

제주시 용담동 용연계곡 한천 물이 크게 불어났다. 연합뉴스

제주시 용담동 용연계곡 한천 물이 크게 불어났다. 연합뉴스

집이나 건물에 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침수 피해를 봤다면 감전에 대비해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수심이 무릎 이하이면 물이 차오르기 전 옥외 대피시설로 이동해야 한다. 대피할 때는 맨발로 탈출하고 옥상·지붕 등 고지대로 이동해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연간 벼락의 65.9%가 7~8월에 떨어진다. 최근 강원 양양군 설악해수욕장에서 벼락을 맞고 쓰러진 30대 남성이 치료를 받던 중 숨지기는 사고가 있었다. 이처럼 장대비와 함께 벼락이 떨어지면 즉시 건물·자동차·지하 등 실내로 대피해야 한다. 바다 등 주변에 대피할 공간이 없는 곳에서 낙뢰가 친다면 나무·전신주 주변을 피하고 물기가 없는 움푹 파인 지형으로 대피해 몸을 낮게 수그리는 것이 좋다. 금속 재질 등산용 지팡이나 우산·골프채 등도 들고 있지 않아야 한다.

낙뢰 대비 국민행동요령. 사진 행정안전부

낙뢰 대비 국민행동요령. 사진 행정안전부

야영장에 흙탕물이 늘어나고 있다면 산사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토사가 흐르는 방향과 직각 방향 고지대로 탈출한 뒤 119에 신고한다. 비가 잦아든다고 해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땅이 울리는 현상 등 산사태 전조 현상은 계속 확인해야 한다.

김인호 산림청 산사태방지과장은 “약해진 지반에 물이 차야 산사태가 생긴다”며 “비탈면에서 물이 솟아오르고 돌·흙이 떨어지는지 유심히 확인해보고, 위험하다고 느끼면 즉시 해당 지역에서 직각 방향으로 이동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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