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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금융사기로 200억 가로챈 中거점 한국인 조직원 8명 구속

중앙일보

입력

전화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된 위조 공문. 사진 충남경찰청

전화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된 위조 공문. 사진 충남경찰청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200여억원을 뜯어낸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의 한국인 콜센터 조직원 8명이 전원 구속됐다.

21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항저우에 전화금융사기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콜센터를 조직했다.

이후 2017년 12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국내 피해자 133명으로부터 총 200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범죄단체가입·활동 등)를 받는다.

이들은 콜센터 역할을 검찰 수사관, 검사, 금감원 3단계로 나눠 사칭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먼저 피해자와 처음 통화하는 사람이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당신 명의로 개설된 계좌가 범행에 사용됐다'고 속였다.

다음으로 검사를 사칭한 조직원이 '자금추적을 위해 정상 자금인지 확인해야 하니, 계좌의 현금을 뽑아 직원에게 건네라'라며 악성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이 '정상 대출 여부를 확인해야 하니 대출금을 모두 받아 그 자금도 같이 보내라'라고 속여 피해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전화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된 위조 공문과 신분증. 사진 충남경찰청

전화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된 위조 공문과 신분증. 사진 충남경찰청

이들은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고 위조된 검사 신분증과 구속영장을 이용했다. 가짜 검사 사무실을 만든 후 피해자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보여주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충남경찰청은 지난해 7월 한 사건에서만 41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피해 금액이 발생하자 1년여 만에 중국 내 조직원 60명을 특정했다. 이어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청은 중국 체류 중인 범죄조직원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중국 공안에 요청해 범죄조직 소재지를 급습했다. 그리하여 현장에서 범행 중이던 한국인 범죄조직원 8명을 검거했다.

충남경찰청은 1만여 건의 유사 사건 및 피의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아직 검거되지 않은 피의자들에 대한 추적 수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유재성 충남경찰청장은 "국가기관에서는 절대로 영상통화로 사무실을 보여주거나 현금 제공 및 대출 실행을 유도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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