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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지원에 보복?...러, 돌연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승리의 날' 제정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 하원이 9월 3일을 '군국주의 일본에 승리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한 날'로 제정하는 법안을 20일(현지시간) 가결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기념일 이름에 갑자기 '군국주의 일본에 승리'라는 문구를 넣은 것은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모스크바 노스리버 터미널에서 열린 내륙수상운송 개발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모스크바 노스리버 터미널에서 열린 내륙수상운송 개발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과거 소련 시절엔 9월 3일이 '대일 승전 기념일'로 지정돼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9월 2일(미국시간) 소련이 미주리함 항복 조인식에 전승국으로 서명하며 공식적으로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소련 해체와 함께 이 기념일은 사라졌다가 지난 2020년 러시아가 9월 3일을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일'로 정하면서 부활했다. 당시 이름에는 '군국주의 일본에 승리한'이라는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하원에서 가결된 법안은 2022년 6월에 상·하원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마련해 제출했다. 이후 상원 의결을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안이 성립된다. 요미우리는 이번 법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앞서 지난 9일 고즈키 도요히사(上月豊久) 주(駐)러시아 일본 대사를 초치해 일본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항 조치를 경고했다. 당시 러시아 외무부는 일본이 지난달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우크라이나에 트럭 등 군용 차량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을 거론하며 "일본 측의 조치가 적대행위를 고조시키고 우크라이나 내에 더 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

일본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 국가들의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고 헬멧과 방탄조끼 등 개인 방어용 군수물자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20일에는 각의(국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 붕괴와 수몰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총 500만 달러(약 65억원)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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