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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약 부·울·경] 우주항공청 들어설 경남, K-우주시대 중심으로 우뚝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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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지 5곳 뽑고 사전 준비 본격화
거점 역할 ‘사천’에 협력지구 조성

경남기업들 누리호 핵심 개발맡아
도지사 첫 해외출장은 항공 세일즈

지난 3월 경남도청 정문에 설치된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모형(길이 12m). ‘우주항공산업, 경남이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발사대엔 ‘우주강국’ 네글자가 붙어 있다. [사진 경남도]

지난 3월 경남도청 정문에 설치된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모형(길이 12m). ‘우주항공산업, 경남이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발사대엔 ‘우주강국’ 네글자가 붙어 있다. [사진 경남도]

올 3월 열린 ‘우주항공 정책포럼’ 출범식에서 발언하는 박완수 경남지사. [사진 경남도]

올 3월 열린 ‘우주항공 정책포럼’ 출범식에서 발언하는 박완수 경남지사. [사진 경남도]

지난 3월 경남도청 정문에 길이 12m의 우주발사체 모형이 설치됐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길이 47.2m) 축소판이다. 누리호 모형은 우주항공산업을 통한 경남의 재도약을 상징한다. 동시에 세계 우주항공강국으로 떠오를 우리나라의 우주항공산업 중심에 경남이 우뚝 서겠단 의지다. 경남도는 누리호 모형이 거치된 13m 높이의 발사대에 ‘우주강국’이란 네 글자도 써 붙였다.

지금 세계는 우주탐사 확대와 민간 주도 우주산업(New Space) 육성을 중점에 두고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빠르게 성장할 우주 경제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우주 경제가 1조1000억 달러(약 147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달 말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 실용 위성을 독자적으로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임을 입증했다.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이 확인된 누리호 3차 개발엔 경남 기업이 다수 참여했다. 주요 기업 38개사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경남 창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경남 사천) 등 11개사다. 이들 기업은 발사체 총 조립, 엔진 총 조립 등 누리호 개발의 핵심 분야를 맡았다.

‘항공우주도(道)’를 천명한 경남도는 이런 기술력과 도내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우주항공청 설립과 함께 국내 우주항공산업을 선도하겠다고 20일 밝혔다. 경남도에 따르면 정부가 연내 신설을 목표로 한 우주항공청은 경남 사천에 들어선다. 한국판 미 항공우주국(NASA)인 우주항공청은 정부의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을 구체화할 컨트롤 타워다. 국내 우주항공 분야 정책·연구개발·산업육성 등을 총괄한다. 정부는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향후 5년 이내 달까지 날아갈 독자 발사체 엔진 개발, 2032년 달에 착륙해 자원채굴 시작, 2045년 화성에 착륙한단 로드맵을 실현할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설치 근거인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 논의가 본격 진행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누리호 개발자들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누리호 개발로 우주 개발에 관심이 쏠린 지금이 (우주항공청) 설립의 적기다”고 밝혔다.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경남은 국내 우주항공산업 핵심 전략지다. 2019년 기준 국내 우주항공산업 관련 기업 154개사 중 95개사(61.6%)의 소재지는 경남이다. 해당 산업 종사자 1만7000여명 중 1만1000여명(64.7%)이 경남 거주 중이다. 우주항공산업 생산액의 상당 부분도 경남에서 창출된다. 2020년 기준 항공 분야 3조7624억원(69.2%), 우주 분야 1764억7000만원(43.3%)이 경남 생산액이다.

경남도는 특별법 통과와 동시에 우주항공청이 개청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 중이다. 사천에 우주항공청 청사 후보지 8곳을 정부에 전달했다. 청사가 들어서기 전까지 사용할 임시 청사 후보지도 5곳을 뽑았다. 또 사천은 우주항공산업 전문가가 안착할 수 있는 세계적인 우주항공복합도시로 만든다. 주거, 교육, 교통 등 정주 여건 개선을 포함한 도시 밑그림을 그리려고 전문업체에 용역을 맡겼다. 특히 경남도는 우주항공복합도시의 체계적인 조성과 우주항공청의 안착을 지원할 전담조직 ‘(가칭)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 추진단’ 구성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

경남도는 국내 우주산업 분야 거점 역할을 할 ‘우주산업 협력지구(위성 특화지구)’도 조성한다. 경남 진주·사천에 들어설 위성 특화지구에는 사업비 4259억원을 들여 ‘우주환경시험시설’이 구축된다. 이는 위성 개발·제작에 필요한 발사·궤도·전자파 환경시험이 가능한 국제 수준의 시설이다. 기업의 연구·개발·사업화 등을 지원할 ‘위성개발혁신센터’ 구축에도 사업비 492억원이 투입된다. 경남도는 위성 특화지구가 조성되면 2031년까지 생산유발효과 4467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040억원, 고용유발효과 2316명 등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 14일부터 8박10일 일정으로 ‘우주항공 세일즈 및 선진지 견학’을 위한 첫 해외 출장을 떠났다. 20일엔 세계 최대 민·군수 항공우주산업 박람회 ‘파리 항공우주산업전’을 방문, 경남 항공산업 기반과 투자환경을 홍보했다. 22일엔 프랑스판 ‘나사’ 국립우주센터(CNES)를 찾아, 센터의 기능·조직·사업을 견학할 예정이다. 박 지사는 “우리보다 앞서간 해외 사례를 경험,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을 이끌 경남 역량을 키울 것”이라며 “해외기업 투자유치, 국내기업 해외진출 지원 등 경남 재도약을 위한 국내외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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