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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화해 손짓 “시진핑 주석과 몇달내 대화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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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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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얼굴)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앞으로 몇 달 내에 시진핑 주석을 다시 만나 대화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선 도전 선언 후 첫 유세차 필라델피아로 이동하는 중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블링컨 장관이 이번 방중에서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며 이같이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정찰)풍선이 일으킨 것 중 하나는 그것이 격추된 것만은 아니다”며 “나는 중국 지도부가 풍선이 어디에 있었는지, 풍선에 무엇이 들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몰랐다고 생각한다. 의도적이라기보다는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앞으로 몇 달 내로 시 주석과 다시 만나 양국 간의 합법적인 차이점과 어떻게 서로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지난 2월 미국 영공을 침범한 뒤 격추돼 미·중 관계를 급속히 냉각시킨 중국 정찰풍선 사태와 관련해 시 주석이 정확한 경위를 알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시 주석과의 회담 성사를 위한 유화적 제스처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국 유화 메시지가 나온 후 미국과 중국은 18일 5년 만에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다.

바이든 “정찰풍선, 중국 지도부는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1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 2월 미·중 간 정찰풍선 갈등으로 연기됐다가 4개월 만에 이뤄졌다. 미 국무장관의 방중은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이후 5년 만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1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지난 2월 미·중 간 정찰풍선 갈등으로 연기됐다가 4개월 만에 이뤄졌다. 미 국무장관의 방중은 2018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이후 5년 만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중 간의 ‘정찰풍선’ 갈등으로 연기됐다가 4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방중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외교 수장의 첫 방중이자 미국 최고위급 인사의 중국 방문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2시 35분부터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장관의 대면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양국 장관은 국빈관 12호각 안에 마련된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뒤 곧바로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양국 관계의 무거운 분위기를 반영하듯 회담 시작 전 환담은 거의 없었고, 짧은 촬영만 허용한 뒤 언론은 모두 퇴장했다.

회담에는 미국 측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세라 베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 등이 참석했고, 중국 측에선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화춘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양타오 외교부 북미대양주사 사장 등이 들어와 장관을 포함해 양측이 9명씩 배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 장관은 미·중 간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두 나라의 갈등이 무력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만해협 긴장 고조 상황에서 양측의 입장과 상호 마지노선에 대해 의견도 교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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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을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개념인 ‘디커플링’(분리)을 대체하는 ‘디리스킹(de-risking·대중국 경제 및 무역의존도 완화)’을 두고서도 양측은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미국 측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중국의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로선 북한과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 16일 중국 출발에 앞서 “치열한 경쟁이 대립이나 충돌로 비화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이번 방중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개방적이고 권한이 부여된 소통 채널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오해를 해소하고 오판을 피하면서 도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등 양국이 책임 있게 관계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 일정으로 방중한 블링컨 장관은 19일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회동한다. 또 시진핑 주석과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2018년 6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을 찾았을 때 시 주석은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다.

블링컨 장관이 시 주석을 예방할 경우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초청과 이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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