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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백신 없는 말라리아, 여행지역 맞춰 예방약 복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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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기고 박윤선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근 엔데믹이 선언되면서 해외 여행객들이 늘어 말라리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말라리아는 아직 백신이 없기 때문에 여행 지역에 맞춰 예방약을 미리 복용해야 한다.

말라리아는 열원충 속 원충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감염된 얼룩날개모기속 암컷 모기에 물려 사람에게 전염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말라리아는 2020년 2억4500만 건, 2021년 2억4700만 건 발생했고, 사망자는 2020년 52만5000명, 2021년 61만9000명으로 추정됐다.

말라리아는 세계적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 위험이 크고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동남아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과 인접해 있는 휴전선 인근에서 지속해서 환자가 발생한다. 2022년 기준 경기도, 인천, 서울, 강원도 순으로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말라리아는 백신이 없기 때문에 여행 지역에 맞는 적절한 예방약을 선택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여행 기간에 맞춰서 예방약의 복용 방법을 달리해 섭취해야 한다. 이는 방문 국가와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담을 진행한 후 결정해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는 국내외 말라리아 위험지역 방문 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국내의 경우 모기가 활동하는 4월부터 10월까지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불가피한 야간 외출 시에는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개인 예방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또 모기 침입을 막기 위해 방충망을 정비하고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살충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거주하거나 여행 후 발열, 오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해 말라리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말라리아는 보통 감염된 모기에 물리고 10~15일 지나 시작된다. 초기에 두통, 식욕부진, 오한, 고열 등이 나타나고 체온이 상승해 심하게 춥고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질환 초기에 타 질환과 감별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이나 이학적 소견이 없어 말라리아로 인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증 말라리아는 종종 뇌 말라리아, 빈혈 및 호흡곤란으로 나타난다. 중증 말라리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아지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을 땐 10~20%로 떨어진다. 임산부의 경우 사산, 저체중아 출생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치료는 치료제 경구 투여가 원칙이지만, 중증인 경우 주사제 및 비경구 투여로 진행한다.

국내외 말라리아 위험지역 방문 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만약 질환이 의심되면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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