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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결국 中구속 수사 받는다…31세 축구인생 중대 기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축구대표팀 손준호(왼쪽)가 지난 3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무릎을 꿇고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손준호(왼쪽)가 지난 3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무릎을 꿇고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에서 형사 구류 상태로 조사 받던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31·산둥 타이산)가 구속 수사로 전환되면서 선수 생활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중국 공안은 손준호의 형사 구류 기한이 지난 17일 만료되자 구속 수사로 전환한 게 18일 현지 소식통의 의해 전해졌다. 앞서 손준호는 지난달 12일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가족과 함께 출국하다가 중국 공안에 연행됐다. 비(非) 국가공작원 수뢰 혐의로 랴오닝성 공안기관에 의해 형사 구류 상태로 조사를 받아왔는데, 직무와 관련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적용되는 죄다.

공안이 구금한 손준호를 무혐의로 풀어주지 않고 구속 수사로 전환한 건 사법처리 수순에 들어간 것을 뜻한다. 손준호의 유무죄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점점 악화되는 분위기다.

손준호가 임시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은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어쩌다 이런 상황이 처하게 됐는지 자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다. 승부 조작과 비리에 휩싸인 중국 축구계에 강력한 시정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손준호 소속팀인 중국 산둥의 하오웨이 전 감독과 선수들이 승부조작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손준호에 대한 공안 조사도 이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추측이 나오는 정도다.

손준호 측은 승부 조작이나 산둥 이적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한 상황이다. 앞서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이 손준호를 면담했으나 사건에 대한 얘기는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한축구협회는 이달 초 전한진 경영본부장과 변호사를 중국에 급파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귀국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감독은 이달 A매치 2연전 명단에 손준호를 포함시키며 지지의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 3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손준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손준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가운데 지난 6일 손준호의 중국 현지 에이전트인 저우카이쉬안이 비 국가공작원 수뢰죄 위반 혐의 등으로 형사 구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저우카이쉬안은 손준호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의 중국 이적을 주선해 온 만큼, 그에 대한 수사 결과가 손준호의 사법 처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구속 비준이 나면 공안은 통상 2달 정도 보강 수사를 한 뒤 기소하는 절차를 밟는다. 중대 사안인 경우 기소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이에 따라 손준호는 장기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만약 수사와 재판을 통해 의혹이 해소되더라도 실전 감각을 되찾고 정신적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올해 31세인 손준호의 축구인생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2020년 전북 현대 소속으로 K리그1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손준호는 2021년 산둥으로 이적해 그해 수퍼리그와 중국축구협회 C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도 CFA컵 2연패에도 기여했다. 손준호는 산둥에서 연봉 수 십억원과 수당 수 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는 작년 12월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했고, A매치 20경기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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