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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가두고 '휘발유 폭탄' 던졌다…IS 조직 테러에 '우간다 쇼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급진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무장단체 민주군사동맹(ADF)으로 추정되는 집단이 우간다 서부의 한 학교를 습격해 학생 39명을 포함해 최소 41명이 사망했다.

17일(현지시간) 우간다 서부 음폰드웨시에서 반군 무장단체 민주군사동맹(ADF)으로 추정되는 집단이 중학교를 습격해 학생 39명 등 최소 41명을 살해했다. 사진은 사건 직후 마을 주민들이 정부군의 통제에 따라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우간다 서부 음폰드웨시에서 반군 무장단체 민주군사동맹(ADF)으로 추정되는 집단이 중학교를 습격해 학생 39명 등 최소 41명을 살해했다. 사진은 사건 직후 마을 주민들이 정부군의 통제에 따라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우간다 군부는 "전날 밤 ADF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괴한 20여 명이 우간다 서부의 접경 마을 음폰드웨시에 있는 루비히라 사립 중학교를 침입해 학생들을 피격하고 식량 창고 등을 약탈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격으로 학생 39명을 비롯해 경비원, 학교 밖 주민 등 최소 41명이 사망했고, 중상을 입은 8명이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당시 이 학교에는 14~17세 학생 63명이 있었다. 사건은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자고 있는 밤 11시부터 자정 사이에 벌어졌다.

딕 올룸 우간다 군 사령관은 "괴한들은 무방비 상태의 남학생 수십 명을 한 기숙사에 가둔 후 창문을 통해 휘발유 폭탄을 던졌다"며 "이어 괴한들은 학교의 다른 건물을 뒤져 약 20명의 여학생을 총과 칼로 무참히 살해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화재 진압이 아직 진행 중이라 추가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괴한들이 약탈한 식량을 우간다 접경국인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으로 운반하기 위해 6명을 납치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우간다 정부군은 공군력을 동원해 민주콩고 비룽가 국립공원으로 도주한 ADF를 쫓고 있다. 우간다 정부는 "범행 직전 이틀간 괴한들이 인근 마을에 묵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ADF의 범행이 일어난 직후 17일 음폰드웨시 마을 주민들이 간단한 짐을 챙겨 마을 밖으로 피신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ADF의 범행이 일어난 직후 17일 음폰드웨시 마을 주민들이 간단한 짐을 챙겨 마을 밖으로 피신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해당 학교는 민주콩고 동부 국경에서 불과 3㎞ 떨어진 우간다 서부 국경 마을에 있다. 재학생 대다수는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가난한 소작농의 자녀다. 이번 사건으로 사촌 3명을 잃은 한 목격자는 CNN에 "학교에서 피해자들이 계속 구조되고 있어 현지 병원과 빈소가 매우 혼잡한 상태"라며 "테러 공격이 없었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일이라 지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학교가 위치한 우간다 서부 국경 쪽은 민주콩고 동부에서 활동하는 ADF 등 반군 무장조직 120여 개가 활개치고 있다. 민주콩고에선 후투족이 소수파 투치족과 온건 후투족 등 80만 명을 살해한 1994년 르완다 학살의 여파로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콩고는 우간다군과 합세해 ADF 등 무장조직 소탕 작전을 벌였으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ADF는 지역 무장조직들 중 가장 강력한 조직으로 꼽힌다. 1995년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에 맞서 출범한 ADF는 2000년대 우간다 군부의 소탕 작전으로 민주콩고 쪽으로 넘어갔다. 이후 민주콩고를 거점으로 양국에서 테러 활동을 벌여왔다. 2020년대 들어선 IS와 관계 활동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간다 정부군이 17일(현지시간) 우간다 서부 음폰드웨시에서 ADF로 추정되는 괴한들의 습격을 받은 루비히라 사립 중학교를 봉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간다 정부군이 17일(현지시간) 우간다 서부 음폰드웨시에서 ADF로 추정되는 괴한들의 습격을 받은 루비히라 사립 중학교를 봉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ADF는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살해는 물론 납치와 강간을 일삼아 유엔과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DF는 지난 4년간 민주콩고 동부의 교회와 마을 테러 등으로 민간인 4000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 민주콩고 노스키부주의 무콘디 마을과 인근 마우사 마을에서 민간인 40명 이상이 살해된 공격도 ADF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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