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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순환은 쇄국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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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경진 베이징총국장

신경진 베이징총국장

“쌍순환은 폐관쇄국(閉關鎖國)이 아니다.”

지난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몽골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한국이 싱하이밍(邢海明) 중국대사의 문제 발언에 골몰하는 사이 세계는 시 주석의 입에 주목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10일 인민일보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다. 태양광 실리콘 웨이퍼 공장을 시찰하던 시 주석이 “지금 우리는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로 자립 자강해야 한다”며 “새로운 발전 구도(新發展格局·신발전격국)를 만들어 과학기술 난관을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예측할 수 있거나 미리 알기 힘든 광풍과 폭우, 퍼펙트 스톰 속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일을 잘하는 것”이라며 경각심을 높였다.

시진핑(왼쪽 두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내몽골중환산업단지를 시찰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왼쪽 두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일 내몽골중환산업단지를 시찰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작심 발언이 이어졌다. “새로운 발전 구도를 만들려면 우선 국내 대순환을 잘 해내야 한다. 이는 근본을 다스리는 방책”이라며 쌍순환(이중 사이클)이 나라의 문을 잠그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 우리(중국)에게 문을 열지 않을 때도 스스로 살아갈 수 있고, 더 잘 살 수 있어야 한다”며 “대문을 활짝 열어 누구라도 협력하겠다며 오면 모두 환영한다”고 했다.

마치 『삼국지』 조조(曹操)의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게 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다. 세상이 중국을 버려도 잘 살아내겠다는 결기로 들렸다.

“어떤 나라가 패권에 기대고 독점에 의지해 중국을 속국처럼 따르게 하려 한다”며 “중화민족은 반드시 부흥해야 한다. 난관을 극복하고 더 높이 올라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을 불신했다.

공동부유도 해명했다. “공동부유는 함께 묶인 게처럼 아무도 못 움직이는 상태가 아니다. 일부 사람이 먼저 부자가 되도록 격려해야 한다”며 “다만 ‘앞선 부가 뒤따르는 부를 이끈다’는 말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낯선 용어인 ‘쌍순환’은 지난 2020년 4월 처음 나온 신조어다. “국내 대순환을 주체로 하고, 국내와 국제 쌍순환이 서로 촉진하는 새로운 발전 구도”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내수 시장을 키우면서 동시에 대외 개방을 유지한다는 정책이다. 강조점은 개방보다 내수에 찍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세계가 중국에 문을 닫자 중국이 만든 대책이었다.

팬데믹 시기가 지났다. 코로나 초기 만든 쌍순환 정책은 시 주석의 설명에도 무자비했던 ‘제로 코로나’ 방역을 연상시킨다. 쇄국인 듯 쇄국 아닌 쇄국 같이 들린다. 공동부유도 비슷하다. 부자의 돈을 가난한 이에게 나누는 ‘겁부제빈(劫富濟貧)’으로 여겨진다. 중국의 이미지 쇄신이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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