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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무겁다" 목발 짚은 최태원, 사장단 30명 불러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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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불황 먹구름이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 투자 확대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는다. 주요 대기업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SK그룹은 15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최태원 회장 주재로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그룹 내 최고경영진이 모여 하반기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김현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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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불확실성 대응” 주문

이날 회의에는 발목 부상으로 목발을 짚은 최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사장단 30여 명이 참석했다.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 회의에서 반도체 산업 불황과 배터리·바이오 등 미래 사업의 진행 상황에 대해 점검했다. 최 회장은 각 계열사에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사업 상황에 맞춰 하반기 대응방안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는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 ‘SK 경영시스템 2.0’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큰 방향성은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박정호 부회장은 이날 취재진에 “올 하반기 전략이나 경영회의 내용은 비공개”라며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 사업부) 적자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7012억원, 올 1분기 3조4023억원 등으로 영업적자가 불어나는 상태다.

삼성전자는 내주 글로벌 전략회의  

다음 주에는 삼성전자가 본사 주요 경영진, 해외법인장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 회의를 열 예정이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20~22일, 반도체(DS)부문이 20일 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업 여건 등이 지난해보다 더 좋지 않다”며 “어느 기업이나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지하게 위기 극복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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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기업 실적 악화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날 발표한 매출 500대 기업 대상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10곳 중 8곳 이상(85%)이 올 하반기에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60.7%)하거나 투자 규모를 축소(24.3%)겠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기업 10곳 중 7곳 “내년 돼야 투자 회복”

기업들은 투자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경기 둔화 등 경제 전망 불확실(33.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통화 긴축 지속(18.7%), 금융 시장 위축과 자금 조달 애로(11.7%), 영업 실적·재무 상태 악화(7.7%), 고환율 등 외환 리스크(7.7%) 순이었다.

김현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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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투자 활동을 가로막는 가장 큰 위험 요소는 글로벌 경기 둔화(28.4%)라고 답했다. 글로벌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세 지속(22.1%)과 고환율 지속(14.3%) 등도 요인으로 꼽았다. 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10.3%가 ‘올해 하반기’라고 답했으며, 대부분(67.2%)은 내년(상반기 36.4%, 하반기 30.8%)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 위축, 수출 감소,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누적 등으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며 “연구개발(R&D) 지원 확대와 규제 개선, 노동시장 개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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