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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한덕수 가족 오염수 마셔라" 與 "이재명, 中막말 공손히 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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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 발언 논란을 두고 충돌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12일) 일본이 기습적으로 오염수 방류를 위한 시운전에 들어갔다. 오염수 무단 방류라는 외교적 재앙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시운전 사전 통보를 받았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사전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시운전은 방류 시설을 점검하는 의미라서 오염수 방류하고는 다른 개념”이라고 답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이 열렸다. 뉴스1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이 열렸다. 뉴스1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중국·홍콩·피지는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왜 대한민국은 이렇게 당당하게 얘기하지 못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중국 등이 전제 조건 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국제 기준에 안 맞다면 허용할 수 없고, 국민이 안전할 정도로 과학적이라면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과도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후쿠시마 앞바다에 세슘에 오염된 우럭이 발견됐는데도, 대한민국 정부의 첫 반응은 우려가 아닌 방사능 괴담이었다. 왜 일본을 먼저 걱정하느냐”는 김 의원 비판이 이어지자 한 총리는 “시원하게 말씀드리겠다. 대한민국 정부가 (우럭이)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일본 검사에 대해 안전하다고 얘기했다는 게 괴담”이라고 맞받기도 했다. 이어 한 총리는 “국민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때까지 방사능에 오염된 생선이 안 들어오도록 철저히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염수 공방 과정에서 민주당은 “그렇게 안전하면 마셔보라”는 공세를 펴기도 했다. 김성주 의원은 “안전이 검증되면 마시겠느냐. 공수해오겠다”고 말했고 한 총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음용수 기준으로 정한 1리터(ℓ)에 삼중수소 1만 베크렐(Bq: 1초당 일어나는 방사성 붕괴 횟수로 방사능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이하에 맞다면 저는 마실 수 있다”고 답했다. 여기서 나아가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연로하신 총리님만 드시면 안 되고 총리님 직계가족하고 같이 드시면 어떻겠느냐”고 말해 장내에 소란이 일기도 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동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동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민주당 공세에 국민의힘은 2008년 광우병 시위 사례를 꺼내 들며 “(민주당이) 과거에 그런 것처럼 국민의 안전 문제를 갖고 괴담을 퍼뜨리고 선동하고 있다”(김석기 의원)고 역공했다. 이에 한 총리도 “과학적 사실 없는 내용으로 이해당사자에 피해를 준다면 선동이라고 비난해도 별로 틀린 말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 유포로 수산업 종사자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사법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후쿠시마 문제를 파고든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싱하이밍 대사의 무례한 언행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등의 발언으로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김석기 의원이 “이 대표가 국장급에 불과한 싱 대사를 찾아가서 15분간 무례한 발언을 듣고도 항의 한 마디 안 했다. 굴욕적인 자세 아닌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저도 주미대사로 근무했습니다만 대사가 양국 관계를 증진하는 목적이 아니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 같은 언사를 하는 것은 외교관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답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주무부처인 외교부의 박진 장관도 “대사가 주재국을 향해 무례한 발언을 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는 질의에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다. 외교 사절의 우호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 대사를 외교 기피 인물로 지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엔 “외교부는 ‘모든 결과는 대사 본인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분명히 경고했다”고만 했다.

싱 대사에 대한 비판은 이 대표와 문재인 정부 비판으로 이어졌다. 김상훈 의원은 “타국 대사의 고압적인 막말을 이 대표는 공손히 두 손 모아 들었고 민주당 누구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높은 봉우리, 대한민국은 낮은 골짜기’(2017년 12월 방중 당시 베이징대 연설)라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대주의적인 중국몽을 민주당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김석기 의원이 “문 전 대통령이 2017년 방중 때 어떤 대우를 받았고 어떤 성과가 있었느냐”고 묻자 한 총리는 “당시 국가 주석과 많은 일정을 같이 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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