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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 생숫값 5배 폭등…우루과이, 공원 우물까지 퍼올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0년 만의 최악 가뭄을 겪고 있는 남미 우루과이에서 생수 가격이 최대 5배 가까이 폭등했다. 식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생수 사재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가뭄으로 상수원 고갈의 위기에 처한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의 상점에서 시민이 생수를 사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지난달 18일 가뭄으로 상수원 고갈의 위기에 처한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의 상점에서 시민이 생수를 사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우루과이 수도인 몬테비데오 등 수도권에 식수를 공급하는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 저수율이 지난 7일 기준 6.6%에 해당하는 440만㎥에 그쳤다.

몬테비데오 주변의 하루 평균 물 소비량(55만㎥)을 고려하면 앞으로 일주일 안에라도 고갈될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우루과이 수도공사(OSE)는 늦어도 이달 23∼24일쯤엔 상수원의 물을 쓰는 데 문제가 생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유의 물 부족 사태로 당국은 지난 4월 말부터 라플라타 강 하구의 염분 높은 강물을 담수에 섞어 공급하는 '짠물 혼합 공급'을 하고 있지만, 곧 이마저 유지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식수 부족 우려는 생수 사재기로 이어졌고, 병물 등 소비자 가격도 폭등했다.

현지 매체인 파히나도세는 지난달 몬테비데오 주변 생숫값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4%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병에 담겨 판매되는 생수 가격은 467% 뛴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지하수의 추가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도 몬테비데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바트예 공원의 우물까지 활용하려 한다.

지난 6일(현지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한 공원에서 수도공사 측이 지하수 관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한 공원에서 수도공사 측이 지하수 관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간지 엘옵세르바도르에 따르면 OSE는 공원 3개 지점의 물을 분석한 뒤 "2곳의 물은 세균학적·물리적·화학적 측면에서 소비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잠정 결론 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공원 지하수를 정수 작업 뒤 학교와 병원에 공급하기로 하고, 물 공급 트럭 회사 4곳과 신규 계약을 했다.

그러나 OSE 관계자는 "이 물은 하루 소비량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예컨대 바다에 물 한 방울 정도 떨어트리는 것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당국은 복합화력발전소 담수화 기기를 활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근본적인 가뭄 해갈은 비가 내려야 가능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우루과이 기상청에 따르면 적어도 17일까지 이렇다 할 비 소식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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