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금 130㎞ 맞아?" 진동 유난히 적었다…도요타 크라운 타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8일 강원 강릉 일대에 도요타 플래그십 브랜드 크라운이 달리고 있다. 사진 도요타

지난 8일 강원 강릉 일대에 도요타 플래그십 브랜드 크라운이 달리고 있다. 사진 도요타

1955년부터 시작된 도요타의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이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 모델로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한국에서는 1972년 이후 51년 만에 판매되는 모델이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오는 모델은 크로스오버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장점을 고루 갖췄다.

지난 8일 강원도 정선에서 강릉까지 77㎞를 1시간 20분 동안 시승해봤다. 크로스오버답게 차량 뒷부분이 볼록하고 차체가 높은 점이 한눈에 들어왔다. 차량 높이인 전고는 1540㎜로, 현대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1460㎜)보다 120㎜가량 높다. 트렁크를 열어보니 어른 한 명이 다리를 뻗고도 남을 정도의 좌우 공간이 나왔다.

시승 행사 전 음주 측정 “안전엔 양보 없다”

2열 시트를 앞쪽으로 젖힐 수도 있어서 뒷좌석까지 고려하면 골프백 4개에 보스턴백(여행용 손가방) 4개까지도 들어갈 크기다. 트렁크 내부 공간 오른쪽에는 보조용 납축배터리가 숨겨져 있었다. 납축배터리는 보통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엔진룸에 들어가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후륜 구동 모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메인 배터리가 2열 시트 밑에 따로 탑재돼 있어서 위치가 바뀌었다.

도요타 측은 “2.4L 듀얼부스트 모델은 가솔린 터보 엔진과 모터, 6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돼 348마력(ps)에 달하는 출력을 낸다”고 설명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최고급 SUV에 버금가는 출력이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푹신한 시트가 인상적이었다. 앞 좌석과 다리 사이 공간도 주먹 세 개가 들어갈 만큼 넉넉했다. 뒷좌석에 C-타입 USB 충전기를 두 개 마련해 4인 가족 탑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였다. 선루프는 뒷좌석까지 이어진 데다 위로 볼록 튀어나와 개방감이 확실히 느껴졌다.

지난 8일 강원 정선 근처에 전시된 도요타 플래그십 브랜드 크라운 내부 모습. 사진 도요타

지난 8일 강원 정선 근처에 전시된 도요타 플래그십 브랜드 크라운 내부 모습. 사진 도요타

앞 좌석에 앉아보니 12.3인치 메인 디스플레이가 최근 출시되는 신차보다는 다소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드로이드 오토도 유선으로만 지원해 아쉬움을 샀다. 메인 디스플레이 밑에 피아노를 연상시키는 공조 장치 버튼이 마련돼 있었다. 디지털 디스플레이에 조작 기능을 모두 넣고 버튼을 최소화하는 최신 흐름에는 역행하는 모습이지만, 긴급 상황에서 안전을 위해서는 수긍이 가는 측면도 있었다.

도요타는 이날 시승 전인 오후 1시 무렵 운전자를 대상으로 음주 측정을 했다. 3초 이상 긴 숨을 불어야 해 불편하기도 했다. 국내 취재진을 상대로 음주 여부를 측정하는 모습은 완성차 업체 행사에서 처음 보는 광경이다. 강대환 한국도요타 상무는 “안전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1996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도요타가 테슬라 등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극 사용하지 않는 것도 화재와 같은 안전 우려 때문이다. 도요타는 배터리팩 안전장치를 이중‧삼중 보강한 뒤 2016년 이후에야 리튬이온 배터리를 일부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정 판매 2.4L 듀얼부스트 60% 예약

음주 측정 뒤 차를 몰자, 묵직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이 느껴졌다. 스포츠에스플러스 모드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등받이를 꾹 누르는 느낌으로 시속 140㎞ 이상까지 부드럽게 이어졌다. 조수석에 동승한 취재진이 “지금 시속 130㎞ 이상이 맞냐”고 물을 정도로 진동이나 소음이 적으면서 안정감 있는 고속 주행이 이뤄졌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시승 느낌과 유사했다. 시속 100㎞ 이상에서도 도요타 세이프티 센스(TSS)로 속도와 앞뒤 차와 간격, 차선 유지가 적절히 이뤄졌다. 이날 연비는 공인 복합(리터당 17.2㎞)보다는 부족한 15.7㎞가 나왔다.

가격은 2.5L 하이브리드 모델은 5670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 2.4L 듀얼부스트 모델은 6480만원으로 출시됐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4233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최고급 트림인 캘리그래피에 선루프 등 옵션을 모두 장착할 경우 5800만원으로 크라운보다 130만원가량 비싸다. 100대 한정 판매인 2.4 듀얼부스트 HEV는 지난 5일 공식 출시 이후 60대 이상 예약 주문이 들어왔다. 올해 하반기 유사한 고객층을 공략하는 완성차 업체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지난 8일 강원 정선 근처에 전시된 도요타 플래그십 브랜드 크라운 트렁크 내부 모습. 2열 시트를 앞으로 젖히면 짐이 추가로 들어간다. 사진 도요타

지난 8일 강원 정선 근처에 전시된 도요타 플래그십 브랜드 크라운 트렁크 내부 모습. 2열 시트를 앞으로 젖히면 짐이 추가로 들어간다. 사진 도요타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