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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中, 미국 코앞 쿠바에 도청기지 계획…대가로 수십억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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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한 미겔 디아즈카넬 쿠바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5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을 방문한 미겔 디아즈카넬 쿠바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5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미국과 가까운 쿠바에 도청 기지를 건설하기로 쿠바와 비밀 합의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은 자금난에 빠진 쿠바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고 도청 기지를 세우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불과 약 100마일(약 160㎞) 떨어진 곳에 있다. 쿠바에 도청 기지가 들어온다면 중국 정보기관은 군사 기지가 몰려 있는 미국 남동부 전역의 전자 통신을 도청하고, 미국 선박의 통행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WSJ에 "사안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중국이 이 반구를 포함해 군사적 목적이 있을 수 있는 전 세계 인프라에 투자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와 역내, 전 세계에서 우리의 모든 안보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 연구원은 "쿠바 내 도청 시설은 중국이 미국의 뒷마당에서도 똑같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지 설립은 중국의 광범위한 국방 전략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신호이자, 일종의 '게임 체인저'"라며 "쿠바를 선택한 건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과 쿠바 대사관에 이와 관련해 입장을 요청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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