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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평균자책점 '0'…환골탈태 문동주, 항저우 태극마크 눈앞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20)는 향후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로 꼽힌다. 고교 시절부터 강속구로 이름을 날리다 지난해 한화의 마지막 1차 지명을 받고 큰 기대 속에 입단했다. 첫 시즌엔 부상이 길어져 재활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지만, 올 시즌엔 건강한 몸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 연합뉴스

특히 지난 4월 12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경기에서 시속 160.1㎞의 강속구를 던져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다. 2011년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가 피치 트래킹 시스템(PTS)을 도입한 이후 국내 투수가 시속 160㎞를 넘긴 건 문동주가 처음이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구속의 벽을 뼈저리게 실감한 한국 야구는 문동주의 등장을 두 팔 벌려 반겼다.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도 큰 어려움 없이 선발될 것으로 여겨졌다.

문제는 문동주가 5월 들어 크게 흔들렸다는 거다. 4월 4경기에서 2.38이었던 평균자책점이 5월 4경기에선 8.22로 치솟았다. 15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14점을 내준 탓이다. 볼넷이 13개로 탈삼진(11개) 수보다 많았고, 피안타율은 0.302에 달했다. 지난달 13일 SSG 랜더스전에선 2와 3분의 1이닝 동안 7점을 내주고 무너지기도 했다. 데뷔 후 최다 실점 기록이었다. 강속구로 믿음을 얻은 문동주가 제구력 문제로 다시 물음표를 던졌다.

다행히 부진은 오래 가지 않았다. 문동주는 6월이 시작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환골탈태했다. 이달 첫 등판이던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데뷔 후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면서 2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지난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6이닝 동안 볼넷과 몸에 맞는 공 없이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이날 던진 공 101개는 문동주의 한 경기 최다 투구 수였다.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 연합뉴스

문동주의 6월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0'이다. 무엇보다 13이닝 동안 볼넷을 단 한 개만 내준 게 고무적이다. 5회를 넘기는 것도 힘겨웠던 5월의 악몽에 마침표를 찍고 다시 도약하는 모양새다. 그는 "풀타임이 처음이라 모든 걸 잘 하려고 하기보다는 한 시즌을 잘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험을 통해 아직 배워나가는 과정"이라며 "경기마다 투구 감각이 너무 다른데, 좋았을 때의 감각을 어떻게든 유지하는 게 내 과제다. 좋은 기억을 갖고 준비한다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때마침 류중일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9일 항저우 대회에 참가할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다. 6월 반등에 성공한 문동주는 25세 이하 혹은 프로 4년 차 이하 선수로 꾸려질 이번 대표팀에 무난하게 승선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에이스 문동주가 생애 첫 성인 무대 태극마크를 눈앞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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