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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디셈버’ 100만장, 한국인이 반한 선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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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980~1990년대 평온과 휴식을 주는 음악으로 사랑받은 미국 대표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이 별세했다. 유가족은 윈스턴이 10년간의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사진 소니뮤직]

1980~1990년대 평온과 휴식을 주는 음악으로 사랑받은 미국 대표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이 별세했다. 유가족은 윈스턴이 10년간의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사진 소니뮤직]

피아노 연주앨범 ‘디셈버(December)’ 등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미국의 대표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이 10년간의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74세.

6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유가족은 윈스턴이 4일 세상을 떠났다고 그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가족들은 “윈스턴이 잠자는 동안 고통 없이 그리고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49년생인 윈스턴은 1972년 첫 앨범 ‘발라드 앤드 블루스(Ballad And Blues)’로 데뷔한 이후 50년 동안 활동했다. 16장의 앨범을 발매해 150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는 자신을 ‘뉴 에이지 피아니스트’라는 표현 대신 “자연주의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해왔다. 민요, 블루스, 재즈 음악에 고향인 미국 서부 몬태나의 대자연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불어넣어 깨끗하고 서정적인 음색의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다.

윈스턴은 1980년 발표한 앨범 ‘오텀(Autumn)’, 1982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내놓은 ‘디셈버’ 등 계절시리즈가 크게 히트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서정적인 멜로디의 피아노곡 ‘쌩스기빙(Thanksgiving)’ ‘캐논 변주곡’ 등이 수록된 ‘디셈버’는 국내에서만 100만장이 넘게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94년 발표한 앨범 ‘포레스트(Forest)’로 1996년 미국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뉴에이지 앨범상을 받았으며, 이 앨범을 포함해 ‘서머(Summer)’ 등 6개의 앨범이 미국 빌보드 뉴에이지 부문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1997년 예술의 전당에서 첫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6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1998년 내한 당시에는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인들을 위해 출연료 전액을 ‘실직자를 위한 기금’으로 냈다. 1999년 발표한 앨범 ‘플레인스(Plains)’에 보너스 트랙으로 ‘아리랑’을 수록하는 등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2011년에는 국내 전국을 돌며 공연을 했다.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생전 그는 앨범 수익금을 기부하고 사회적 약자와 환우들을 위한 자선 연주회를 열며 ‘치유의 음악가’로 불렸다. 2001년 9·11 테러 희생자를 위한 자선 앨범을 발표했고, 2005~2006년에는 수익금 전액을 미국 뉴올리언즈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를 위해 기부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윈스턴은 2012년 희귀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이형성증후군을 진단받고 이듬해 골수이식을 포함해 항암 치료를 받았다. 이후 최근까지 갑상샘암, 피부암 등 병마와 싸웠다. 그는 투병 중에도 작곡과 녹음을 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사망 1년 전인 지난해 5월에는 데뷔 50주년을 맞아 16번째 솔로 앨범 ‘나이트(Night)’를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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