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V수신료 '백지 항의서' 낸 민주당…대통령실 "황당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KBS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항의 기자회견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KBS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항의 기자회견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KBS와 EBS 등 공영방송 TV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하는 대통령실을 비판하며 항의방문에 나서면서 '백지 항의서'를 제출해 대통령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 및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민정 언론자유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윤영덕, 윤영찬, 이원택, 임오경, 정필모, 한준호, 허종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 공공의 이익을 위한 복무 등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포기하고, '친윤방송'을 하라며 노골적으로 공영방송을 흔들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비판하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윤석열 정권이 공영방송의 재원구조에 대한 어떠한 정책적 대안도 없이 부실한 여론조사 만을 근거로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면, 대한민국 최고심급인 대법원의 판단도 무력화하고, 입법기관인 국회의 입법권도 침해하는 것"이라며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수신료를 무기로 보도통제를 하겠다는 것이 본심"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장 등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장 등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앞으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대통령실 정무수석실의 전희경 정무1비서관이 기자회견 장소를 찾아 항의서한을 대신 받아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에게 항의 서한을 꼭 잘 챙겨 읽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이 전달한 항의서한은 '백지'였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항의서한을 열어보니 백지 A4 용지 2장만 '달랑'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아무말도 써있지 않았다. 수신료 분리 징수에 아무런 의견이 없다는 뜻이냐, 항의방문은 했는데 내용은 없는 것이냐, 황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공영방송(KBS·EBS) TV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해 징수하고,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국민제안 홈페이지(국민참여토론)에 올린 수신료 징수방식 관련 게시글을 통해 "3월 9일부터 한 달간 추천·비추천, 댓글을 받은 결과 추천 97%, TV수신료 폐지 의견 5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