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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CoverStory] 오지여행 정글·초원 … 지옥 & 천국 아마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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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원주민과 최서희씨右.

평화로운 정적이 흐르는 곳, 한폭의 그림 같은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는 곳, 그러나 상상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바싹 긴장하게 만드는 곳, 무엇보다 한번 가면 그 매력에 빠져 오랜 열병을 앓게 되는 오묘한 곳. 바로 남미 아마존 정글이다.

정글투어. 언뜻 들으면 타잔과 제인을 연상케 하는 낭만적 그림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아마존의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 하루에도 몇 차례 지옥과 천국을 오가게 된다. 동틀 무렵의 일출과 일몰은 때묻지 않은 원시 자연의 황홀경을 보여주지만, 해 질 무렵부터 극성인 모기는 여행 내내 외지인을 곤혹스럽게 한다. 모기야말로 아마존의 절대 강자다. 도시 모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끈질기고 흉악하다. 강력한 모기약에도 끄덕하지 않으며, 옷을 뚫고 들어와 피를 빨기도 한다. 오히려 평화는 정글로 한 발자국 더 깊이 들어간 뒤에야 맛볼 수 있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덜덜거리는 선풍기 달랑 한 대가 고작인 방은 천국이 따로 없다. 화려한 식탁에 멋진 실내 조명이 아니어도 아마존의 매운 고추를 송송 썰어 듬뿍 넣고 끓인 라면은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멋진 식사다.

흐르는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검은 산그림자 사이로 올려다 본 아마존의 밤하늘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땀에 찌들고 흙탕물에 범벅이 돼도 쏟아질 듯한 별들이 밝혀주는 아마존의 밤하늘 아래선 누구나 시인이 된다.

가도가도 끝없는 대초원 세렝게티

정글의 밤이 한 편의 시라면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의 아침은 평온 그 자체다. 밤새 머리맡을 수선스럽게 하던 하이에나도, 천둥 같은 사자의 포효 소리도 잠잠해진다. 한여름에도 이른 아침과 저녁엔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흙먼지 날리며 끝없는 초원을 달려온 바람도 휴식을 위해 잠시 숨을 멈춘다.

마사이어로 '끝없는 평원'을 뜻하는 세렝게티는 가도가도 끝없이 이어진 초원의 연속이다. 평원 위로 구릉성 산맥과 크고 낮은 언덕들이 솟아 있고, 바위가 많은 작은 언덕이 군데군데 보인다. 인간에게 터 준 길을 따라 달려가면 광활한 대자연을 안방 삼아 이동하는 마사이족을 만날 수 있다. 국립공원 안에 안식처를 마련한 마사이족은 세렝게티의 주인이자 자연의 일부다.

세렝게티 한쪽에 마련한 캠프장은 연일 유럽인들로 붐빈다.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자연에 색깔을 맞춘다. 요리사들의 식탁은 맛깔스럽고 솔직하다. 동물을 찾아 나서는 드라이브는 아침과 오후, 새벽 사파리로 이어진다. 열악한 도로 사정으로 차가 고장나는 일이 적지 않지만, 따로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지나가는 사파리 차량마다 거리낌없이 도움을 준다. 차체가 불량한 경우보다 웅덩이에 빠졌다거나 흙먼지에 고장이 나는 정도이기 때문에 이들의 도움은 매우 유용하다.

쉼표 없이 달려가는 세렝게티 초원은 신기루다. 어느 한곳 눈길과 마음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세렝게티 대초원, 뜨거운 태양보다 더 강렬한 대평원이 그리워 지금도 그토록 많은 이들이 지구 반바퀴를 돌아 그곳을 찾는가 보다.

최서희(투어 '도전지구탐험대' 여행 매니저)

알고 가세요

■여행 필수품=아프리카에 가려면 황열 예방접종 카드(옐로 카드)가 있어야 한다. 황열병 예방 주사는 10년 동안 약효가 지속된다. 남미 중 브라질 역시 옐로 카드가 필요하다. 정글을 여행하려면 몸에 뿌리는 모기약과 피우는 모기약을 함께 준비한다. 소매가 긴 상의와 긴 바지를 입어 모기의 공격을 막고 풀독을 예방한다. 배탈이나 설사가 났을 때 먹을 수 있는 상비약은 항상 몸에 지닌다. 초원에 갈 때는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연고를 준비한다.

■풍토병 무서워요=아프리카 여행에서는 건강과 안전이 중요하다.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으려면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좋다. 캠핑 장소나 해안가는 특히 모기가 많다. 반드시 말라리아 예방약을 먹는다. 정글 주변에서는 반드시 생수를 사 마셔야 한다. 가게나 음식점에서 물을 살 때 뚜껑이 잘 닫혀 있는지 확인한다. 케냐와 탄자니아 등 초원에 갈 때는 일사병이나 탈진을 조심한다. 가급적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선크림과 선글라스, 모자도 가져간다. 초원 지역은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얇은 점퍼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사파리는 어떻게=사파리 도중 동물에게 먹이를 주면 안 된다. 사파리 차량 밖으로 나가는 것도 위험하다. 소리를 지르거나 큰소리로 말하면 동물들이 도망가거나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 사파리 투어는 보통 영어를 하는 현지 가이드가 인도한다. 가이드의 지시에 잘 따라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원주민에게 에티켓 지켜야=정글이나 초원 지대의 원주민을 만날 때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경우 쇠똥으로 만든 집에 산다. 집에서 냄새가 나고 주변에 파리도 날린다. 이들의 문화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거나 소리 내어 비난하는 것은 좋지 않다. 현지인 가이드에게 무리하게 술을 권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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