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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 누려보는 한 잔의 여유’, 북촌 다관서 열린 茶 문화 체험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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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명가원에서 중국 차 체험 문화 행사가 열렸다. 사진 주한중국문화원

2023년 5월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명가원에서 중국 차 체험 문화 행사가 열렸다. 사진 주한중국문화원

중국인에게 차를 마시는 행위는 일종의 예술이다. 어떤 이는 차를 마시는 일에 신성한 마음까지 지니고 있다…(이하 중략). 차를 마시는 습관은 다른 어떤 습관보다도 두드러지며 중국인의 일상을 대단히 풍요롭게 해준다. 유럽의 카페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다관(茶館)은 중국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일부다. 다관에만 있으면 중국인은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중국의 대문호이자 사상가인 린위탕(林語堂, 1895~1976)이 남긴 말이다. 중국인에게 차와 다관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보여주는 문장이다. 차의 종주국답게 차를 향한 지극한 마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국에는 “사흘 식량이 없을지언정 하루라도 차가 없어서는 안 된다(宁可三日无粮, 不可一日无茶)”는 말도 있다. 밥은 굶어도 차는 포기 못 할 정도로 차 마시기에 진심인 중국인은 차를 어떻게 음미할까.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명가원에서 재한 중국 유학생과 한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차 문화 체험이 열렸다. 5월 한 달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열리는 '차와 천하' 문화 행사의 일환이다. 이번 차 문화 체험 행사에는 구저쯔순차 제조 기술 및 관습 전승자인 정푸녠(鄭福年), 장원화(張文華), 안지바이차 제조 기술 및 관습 전승자 옌룽훠(嚴榮火)가 직접 다례를 시연하고 차 문화 체험 참가자에게 시음 기회를 제공했다.

2023년 5월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명가원에서 구저쯔순차 전승자인 장원화(張文華)가 다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주한중국문화원

2023년 5월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명가원에서 구저쯔순차 전승자인 장원화(張文華)가 다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주한중국문화원

장원화 전승자는 본인이 직접 제다한 최상품 쯔순차(녹차)를 참가자에게 선보였다. 다례는 차를 우려내고 시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험 참가자에게 차에 대한 역사와 정보를 제공하고 차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장 전승자는 "평소 녹차는 80~85도의 물에 우려 마시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차 품질이 좋다면 100도의 물로 우려 마셔도 맛과 향이 여전하다"며 "차 마시는 행위가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3년 5월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명가원에서 구저쯔순차 전승자인 장원화(張文華)가 체험 참가자들에게 차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2023년 5월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명가원에서 구저쯔순차 전승자인 장원화(張文華)가 체험 참가자들에게 차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쯔순차는 첫맛이 강렬하다. 일반 녹차보다는 고소하고 특유의 은은한 향이 있다. 한 모금 삼키고 나면 처음 느꼈던 진한 맛은 이내 사라지고 단맛이 돈다. 참가자들은 시음 후 “차에 대한 조예가 없지만, 맛을 보고 향을 느껴보니 좋은 차인 것은 알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장 전승자는 서너 종류의 차를 우리고 마시는 중간마다 우려진 찻잎의 향을 맡아보도록 권했다. 쯔순차는 아미노산 함량이 일반 녹차의 2배에 이르기 때문에 찻잎을 우려내면 고소하고 진한 향기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에서는 이 향을 '닭곰탕(닭 육수)'에 빗대기도 한다고. 그는 “잘 우러난 상품(上品)의 찻잎에서는 견과류 향이 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평소 녹차를 마시고 남은 찻잎 찌꺼기에서 쌉싸름한 풀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향에 집중해보니 생각하지 못한 향이 느껴진다"며 신기해했다.

장 전승자는 2019년에 직접 홍차로 제다한 쯔순차도 소개했다. 그는 “발효가 잘돼 찻잎 주변에 밀가루처럼 하얀 가루가 묻어있는데 이 성분이 건강에 유익하다”고 설명하며 “쯔순차를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홍차로 만들어 특허까지 받았다. 같은 찻잎이라도 제다 방식을 다양화해 여러 세대, 다양한 입맛을 가진 사람들을 두루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 5월 24일, 장원화(張文華) 전승자가 2019년에 직접 홍차로 제다한 쯔순차를 내리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주한중국문화원

2023년 5월 24일, 장원화(張文華) 전승자가 2019년에 직접 홍차로 제다한 쯔순차를 내리고 있다. 사진 차이나랩, 주한중국문화원

2023년 5월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명가원에서 중국 유학생과 한국인들을 위한 차 문화 체험 행사가 열렸다. 사진 주한중국문화원

2023년 5월 24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명가원에서 중국 유학생과 한국인들을 위한 차 문화 체험 행사가 열렸다. 사진 주한중국문화원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주한중국문화원에서 '애프터눈티와 함께 하는 다도의 열린 강의'가 개최됐다. 강의는 후저우 창싱쯔순차 전승자인 장원화와 안지바이차 제작 전승자인 옌룽훠가 각각 창싱 구저쯔순차와 안지바이차의 역사와 제다 과정, 시음 방법에 관해 설명했다. 강의에는 단위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부인, 리신팡 저장성문화관광청 부청장, 마페이 인민일보 한국대표, 천이 신화통신 한국대표 등 중국 여성 리더와 박소연 아주경제 사장 부인, 남기희 한국미술협회 미술교육위원장 등 한국 여성 리더 등 총 30여 명이 참석했다.

2023년 5월 24일, 서울 주한중국문화원에서 애프터눈티와 함께하는 다도 강의가 열렸다. 강의에는 중국 및 한국 여성 리더 등 총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 주한중국문화원

2023년 5월 24일, 서울 주한중국문화원에서 애프터눈티와 함께하는 다도 강의가 열렸다. 강의에는 중국 및 한국 여성 리더 등 총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 주한중국문화원

전일에 걸친 차 문화 체험 및 강의는 중국 명차를 마시고, 차 문화 전승자의 전통 다례를 직접 보고 들으며 중국 차 문화를 한뼘 더 가깝게 느끼고 견문을 넓히는 자리가 됐다.

임서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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