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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보험료 부담…실손은 하나만, 종신·환급 피하면 최대 50% 싸져

중앙일보

입력

사귀던 여자친구와 최근 결혼식까지 올린 A(30)씨. 결혼하고 나니 홀벌이인 상황이 마음에 걸려 사망보험 가입을 알아봤다. 혹시나 모를 일이 발생하면, 남겨진 가족의 생계가 걱정돼서다. 다만 너무 큰 보험료가 부담이었다. 20년 납부 시 1억원의 사망보험금을 주는 한 보험사의 상품은 만기가 없는 종신보험이지만, 월 납입금이 22만8000원이었다. 사회초년생으로 수입이 많지 않은 A씨가 지출하기엔 큰돈이었다.

A씨처럼 사망보험의 보험료가 부담이라고 한다면, 만기가 없는 종신보험보다는 만기가 있는 정기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정기보험의 만기를 80세 정도로만 설정해 둬도, 유사시 가족의 생계비 보장이라는 보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험료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 A씨가 똑같이 사망보험금 1억원(20년 납입)을 주는 보험을 들었을 때, 종신이 아니라 80세 만기의 정기보험에 가입하면 월 납입 보험료가 10만3000원으로 54.6% 줄어들었다.

환급금만 줄여도 보험료 30% 뚝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23일 금융감독원은 ‘신입사원 금융상품 현명하게 가입하기’ 첫 번째 시리즈로 보험료를 줄이는 ‘금융꿀팁’을 내놨다. 상품 구조가 복잡하면서, 장기로 유지해야 하는 보험 상품은 특히 사회초년생이 잘못 가입하는 사례가 많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보험상품의 불완전판매 민원(9008건) 중 49.5%(4461건)가 2·30대 가입자가 제기했다.

앞서 A씨 사례처럼 사망보험의 만기만 조정해도 보험료를 크게 아낄 수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 환급금 조절이다. 질병이나 상해 등의 위험을 보장하는 보장성보험도 만기나 중도 해약 시 보험료를 일부 돌려주는 환급형 상품이 있다. 하지만 환급형 상품은 그만큼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것이 문제다. 당장의 지출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사회초년생은 환급금을 줄이거나 없애는 대신, 보험료를 아끼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B사가 내놓은 상해보험의 경우(30세 남성, 20년 납입 기준) 만기에 환급을 받는 상품은 월 보험료가 3만2000원이었지만, 환급 없는 순수 보장형 상품은 보험료가 2만원으로 38.8% 저렴했다. C사가 내놓은 종합건강보험(30세 남성, 20년 납입 기준)도 일반 상품의 보험료는 7만9000원이었지만, 중도 해약 환급금이 없는 무해지형 상품은 5만4000원으로 31.9% 쌌다. 다만 이 경우 중간에 해약해도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실손은 중복 가입해도 보험금 똑같아

실손의료보험이나 변호사선임비용 보험같이 비용손해(실손)를 보장하는 보험은 중복 가입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이런 보험은 실제 부담한 비용에 대해서만 보상하기 때문에 보험을 여러 개 가입한다고 해서 중복으로 보험금이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실손의료보험 2개를 든 사람이 몸을 다쳐 병원비가 100만원이 나왔다면, 각 보험사는 병원비를 절반 나눠 50만원씩 총 100만원을 지급한다. 실손의료보험을 1개만 들어도 보험금은 똑같이 100만원이 나온다. 이 때문에 보험을 여러 개 가입하면 보험금은 똑같이 받으면서, 보험료만 더 내게 된다.

자동차 보험은 모바일 가입이 17% 저렴

보험 비교 사이트 보험다모아 화면 캡처. 자동차보험은 온라인으로 비교해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인터넷 화면 캡처

보험 비교 사이트 보험다모아 화면 캡처. 자동차보험은 온라인으로 비교해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인터넷 화면 캡처

차량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은 대면 보다 모바일을 통해 가입하면 보험료를 더 아낄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로 판매하는 자동차보험이 대면으로 판매하는 자동차보험보다 보험료가 평균 약 17%가량 저렴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보험 보장 내용이 상품별로 유사하지만, 보험료는 정기적으로 변동되기 때문에 모바일을 통해 여러 상품을 비교한 뒤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저축성 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고, 일정 금액 이상 납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예·적금과 달리 보험료 전액이 아닌 계약체결비용 등을 뺀 금액만 적립된다. 이 때문에 중간에 해지할 경우 원금을 보장받지 못할 수 있어 가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은 “보험은 지인 추천에 의존하지 말고, 본인의 소득수준·가입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입 여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보험회사는 계약 체결 시 보장내용·유의사항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보험약관·상품설명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전에 자세히 읽어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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