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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친명의 반격 “대의원제 폐지”…고민정은 개딸 공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계가 ‘대의원제 폐지’를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로 입지가 좁아진 친명계가 역공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대련 등 11개 단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의원제도 개정 요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당 지도부에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권리당원 1인 1표의 전당대회 표결방식 개혁을 요구했다. 뉴스1

민대련 등 11개 단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의원제도 개정 요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당 지도부에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권리당원 1인 1표의 전당대회 표결방식 개혁을 요구했다. 뉴스1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22일 ‘민주당 혁신행동(이하 혁신행동)’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 설치될 혁신기구가 당원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고 당원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대의원제 폐지 ▶선출직 중앙위원 컷오프제 폐지 등 그간 강성 권리당원이 요구해 왔던 내용을 그대로 담았다. 혁신행동에는 조상호 법률위 부위원장과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 남영희·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박진영 전 상근부대변인 등 원외 친명계가 다수 포진해있다.

이들의 기자회견은 지난 14일 민주당 쇄신 의원총회에 대한 반격 성격이 강했다. 당시 비명계가 주도한 의총 결의문에는 “당 차원의 혁신기구를 설치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친명계 장경태 최고위원이 주도하던 혁신위에 대한 해산 선고”(수도권 의원)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혁신행동은 회견문에서 “혁신의 탈을 쓰고 당내 기득권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진다면 결국 민주당 지지자·국민의 실망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비명계를 겨냥했다. 박진영 전 부대변인은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의원 중심 혁신이 제대로 되겠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생선가게 혁신을 고양이한테 맡겨둘 수 없다”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이날 비명계에선 강성 당원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 기구에서 강성 팬덤들, 정치 훌리건들과 어떻게 절연할 것이냐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도 강성 지지층이 김남국 의원을 비판한 민주당 대학생위원회를 공격하는 데 대해 “폭력으로 당의 언로를 막는 행위는 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비명계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인 사태에서 비친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들 눈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닮아도 참 많이 닮아 보였다”며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윽박지르고 민주당의 쇄신을 외친 청년 정치인을 ‘8적’ ‘수박’이라며 좌표 찍기와 문자 폭탄을 퍼부었다”고 꼬집었다.

당내에선 ‘장경태 혁신위’와 새로 출범하는 혁신위의 관계 설정이 당내 역학관계의 가늠자가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명계 관계자는 “친명계에서 ‘대의원제 폐지’ 주장을 펼친 건 이른바 '개딸'의 영향력을 제도화해 이재명 체제 이후에도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새로 출범하는 혁신위의 인적 구성에 따라 당내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친명계 민형배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 직후 “장경태 혁신위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지도부가) 고민 중이라고 한다. 염려되는 부분이 있어서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혁신행동 소속 김현정 협회장이 이끄는 민주당 58명 원외위원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 장경태 최고위원을 대동하고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인사말에서 “장 최고위원이 당내 혁신위원회를 맡아 원외 정치인의 공정한 정치활동 보장을 위한 정책을 상당히 많이 준비했었다”며 “이제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 확보, 정치개혁, 정치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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