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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 내려놓고…김하늘은 테니스, 최나연은 자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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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현역에서 은퇴한 뒤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김하늘(왼쪽)과 최나연. [사진 KPGA]

현역에서 은퇴한 뒤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김하늘(왼쪽)과 최나연. [사진 KPGA]

프로골퍼 최나연(36)과 김하늘(35)은 절친한 친구 사이다. 최나연은 1987년생으로 1988년생인 김하늘보다 한 살 많지만, 초등학교를 1년 늦게 들어간 탓에 학창시절부터 동갑내기 친구처럼 지냈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개막을 앞두고 17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린 자선 스킨스게임에 출전한 최나연과 김하늘을 만났다.

필드 안팎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한 두 선수는 요즘 비슷한 처지가 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각각 8승과 6승을 거둔 김하늘이 2021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정리했고, KLPGA 투어 6승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9승을 올린 최나연도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뒤 클럽을 내려놓았다. 비록 ‘현역’ 프로골퍼라는 수식어는 사라졌지만, 두 사람 모두 ‘도전’이라는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최나연은 “(김)하늘이 덕분에, 아니 때문에 최근 체중을 줄였다. 나는 이미 2년 전 찍었던 바디 프로필을 다시 촬영해보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살을 뺐다”고 투덜거렸다. 그러자 김하늘은 “은퇴했지만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생각난 것이 바디 프로필이었다. 이제 막 은퇴한 친구에겐 조금 미안하게 됐다”며 웃었다.

최나연과 김하늘은 은퇴한 뒤 현역 시절 해보지 못했던 일을 마음껏 시도해보고 있다. 김하늘은 “현역 시절에는 다칠까 봐 하지 못했던 스키와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최나연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했던 자서전을 열심히 쓰고 있다. 가끔은 2시간씩 몰두하며 글을 쓰기도 하는데 어떨 때는 한 글자도 쓰기가 어려운 날이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은퇴 이후에도 현역 시절 못지않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나연과 김하늘 모두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방송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출연 중이다.

최나연은 “골프를 내려놓으니까 실력이 금세 줄더라. 지난번에는 80타라는 스코어가 나왔다. OB도 자주 나더라. 충격이었다”면서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듣던 김하늘은 “나도 거리는 줄었지만, 80타까지 가지는 않았다”며 친구를 놀렸다.

김하늘과 최나연은 당분간 지금처럼 ‘제2의 인생’을 즐길 생각이라고 했다. 김하늘은 “주위에서 ‘얼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지금의 삶이 나쁘진 않은가 보다”라면서 웃었다. 최나연은 “당분간 큰 계획은 없다. 다만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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