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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의 열정과 집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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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현동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현동 기자

김남국(41) 민주당의원은 학창시절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다고 한다.

김남국 변호사 시절인 2019년 촛불집회 사회자로 갑자기 유명해질 당시 고교 은사가 인터넷매체(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내 제자 김남국 변호사는 이런 사람입니다)이 주목을 받았다. 은사는 김 의원을 ‘영혼이 맑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조국수호에 대해서는 ‘검찰개혁’의 큰 뜻이었다고 대변했다. 마지막으로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불의에 타협하는 정치인으로 타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당시 김남국 변호사의 전혀 다른 면모도 기록으로 남았다.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의 책(무법의 시간)에 나온 일화. 2019년 9월 6일 조국 법무부장관 청문회 날 검찰이 정경심 교수를 기소했다. 김 변호사는 권 변호사와 통화에서 “후보사퇴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9일 조국 장관이 임명됐다. 며칠뒤 통화에서  김 변호사는 “진영을 지켜야죠. 조국 장관님을 수호해야죠”라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김 변호사는 저 때만 해도 자신의 선택과 조국 방어 논리가 법률적 양심에 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라고 기록했다.
김남국 의원은 책 내용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변신은 드라마틱했다. 조국수호 선봉장에서 갑자기 이재명 대선후보 수행실장이 됐다. 그 무렵 암호화폐에 몰빵했던 기록까지 드러나고 있다. 양심보다 진영을 택했다면 권력욕이며, 돈을 택했다면 물욕이다. 어느 쪽이든 영혼을 흐리는 집착이다. 순수한 사람이 양심을 버리면 더 빨리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