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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사랑한 ‘차이나 잡화점’의 기적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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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쇼핑 채널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소매업의 위기론이 대두하고 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중국의 실물 상품 온라인 소매 판매액은 전년 대비 6.2% 증가했지만, 백화점 업계의 소매 판매액은 9.3% 감소했다(국가통계국).

그러나 이 기업만큼은 중국 오프라인 소매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쾌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Z세대 소비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리테일 기업 KK그룹(KK集團)이다. 코로나 19로 오프라인 소매업이 극심한 타격을 입었던 2019~2021년에도 KK그룹의 총거래액(GMV) 연평균 복합성장률은 163%를 기록했다. 중국 산업 컨설팅 기관 후룬(胡潤)경제연구원은 이러한 KK그룹의 기업 가치를 205억 위안(약 3조9312억원)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KK그룹은 2015년에 설립된 중국의 리테일 기업이다. 멀티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종합 생활용품브랜드인「KKV」와「KK관」, 뷰티 브랜드인「THE COLORIST」, 완구 브랜드인「X11」을 만들었다.

KK그룹의 4대 브랜드

KK관

KK관. 사진 소후 캡처

KK관. 사진 소후 캡처

KK그룹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 브랜드로, 국산 및 수입 간식, 생활용품 등을 판매한다. 다만, 현재는 기존 매장을 줄이고, 점차 ‘KKV’로 전환하는 추세다.

KKV

KKV.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KKV.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KK그룹의 주력 브랜드로서 생활용품, 식품, 문구류, 수입 주류, 패션 액세서리, 반려동물용품, 영유아용품 등을 판매한다. Z세대 소비자를 저격해 인테리어에 힘을 주었다.

THE COLORIST 

The Colorist.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The Colorist.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KK그룹의 뷰티 브랜드로, 중국 내외 메이크업 브랜드 제품 6000여 개를 판매한다.

X11

X11.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X11.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KK그룹이 가장 최근에 출시한 브랜드로, 피규어, 건담, 프라모델, 랜덤박스, 구체 관절 인형(BJD) 등의 완구류를 판매한다.

2019년부터 2022년 10월 말까지, KK그룹의 오프라인 매장 수는 211개에서 701개로 급증했다. 샤오훙수(小紅書), 틱톡(抖音) 등 현지 SNS에는 ‘KKV 공략법’, ‘KK관 필수 쇼핑 리스트’, ‘The Colorist 꿀템’ 같은 게시물이 수천, 수만 개 올라 와있다. 팬더믹에도 불구하고 KK그룹이 이토록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①매장의 변신은 무죄, ‘SNS 성지’에서 ‘지역 랜드마크’로

SNS 포토존으로 유명한 THE COLORIST 매장. 사진 봉황신문 캡처

SNS 포토존으로 유명한 THE COLORIST 매장. 사진 봉황신문 캡처

“인스타그램 풍의 인테리어, 풍부한 색감과 정갈하고 빼곡한 상품 진열. 덕분에 매장에서 빈손으로 나오는 여성을 찾아볼 수 없다.” 중국 SNS상에서 돌고 있는 KK그룹의 매장 방문 후기다.

14~35세 청년층 고객을 겨냥한 KK그룹은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진열에 심혈을 기울였다. SNS에 인증샷 올리기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매장 곳곳을 포토존으로 꾸몄다. 마스크팩, 립스틱, 와인 등으로 빼곡히 채운 벽면은 소비자에게 신선한 자극과 몰입형 쇼핑 경험을 제공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KKV 광저우 베이징루 매장.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KKV 광저우 베이징루 매장.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KK그룹의 매장은 전국 주요 도시의 핵심 상권에 집중돼있다. 예컨대, X11 청두 매장이 자리한 청두 춘시루(成都春熙路)와 KKV 광저우 매장이 자리한 광저우 베이징루(廣州北京路)는 중국에서 손꼽히는 번화한 쇼핑거리다. 청두 춘시루는 지난해 번화한 것으로 베이징 왕푸징(王府井) 거리를 제쳤으며, 광저우 베이징루는 2021년 누적 방문객 8214만 명을 달성했다.

KK그룹은 질리지 않는 쇼핑 경험을 선사하고자 매장별 콘셉트, 스타일, 컬러 등을 주기적으로 변경한다. 대표적으로 KKV는 ‘모빌리티’, ‘화물선’ 등의 각기 다른 콘셉트를 내세우며 고객의 재방문을 유도했다.

모빌리티 컨셉으로 꾸며진 KKV매장.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모빌리티 컨셉으로 꾸며진 KKV매장.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②데이터로 무장한 ‘구매팀’, 신속한 상품 업그레이드

‘어떻게 하면 수만 개의 브랜드, 수백만 개의 제품 중 젊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찾아낼 수 있을까?’ KK그룹은 데이터 활용 능력이 뛰어난 상품 구매팀을 조직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도출했다.

KK그룹이 히트 상품을 발굴해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상품 구매팀이 가격, 디자인, 시장 동향, 소비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신상품 1차 후보군을 선정한다. 이후 전문 심사위원단이 투표를 거쳐 후보군의 범위를 좁히고, 이 중 일부를 전국 20~30개 매장에서 2주간 시험 판매한다. 마지막으로, 시험 판매 기간 발생한 데이터와 피드백 등을 활용해 최종적으로 매장에서 판매할 신규 상품을 결정한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KK그룹은 매월 500~800여 개의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KKV 매장에는 평균 2000개의 제품이 진열되며, 이중 매월 판매 실적이 저조한 30%는 신규 상품으로 교체된다.

③‘바이아웃’ 모델, 공급상과의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

취급 품목이 다양하고 변동이 큰 만큼, KK그룹에게는 상품 공급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KK그룹은 ‘바이아웃(買斷制·Buy-Out)’ 모델을 채택해 회사의 공급망을 견고히 했다.

‘바이아웃’은 KK그룹이 공급업체로부터 직접 판매할 상품을 구매하고 이를 관리하는 모델이다. 상품 진열대를 공급업체에 임대하고 입점비, 판촉비 등을 받고 빠지는 것이 아닌, 판매 전반에 함께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공급업체 입장에선 판매전까지 직접 상품을 관리할 필요가 없어져 운영 비용이 절감되고, KK그룹 입장에선 그 대가로 더 낮은 단가에 상품을 공급받아 구매가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는 최종 판매가 인하로 이어져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사진 KK그룹 홈페이지 캡처

세 가지 전략에 힘입어, KK그룹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 KK그룹의 영업이익은 각각 4억 6400만 위안(약 898억 3040만 원), 16억 4600만 위안(약 3186억 6560만 원), 35억 2400만 위안(약 6822억 4640만 원), 30억 6700만 위안(약 5937억 7120만 원, 1~3분기)을 달성했다. 2022년 3분기에는 그간 공격적인 세력 확장으로 피할 수 없었던 적자 행진을 끝내고,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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