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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평의 기적…'커피 한 잔'으로 몸값 3조까지 올린 이 기업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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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러니까 0.6평의 공간에서 사업을 시작한다면 어떨까. 무엇을 팔아야 할지, 사람들이 잘 찾아올지부터가 고민의 시작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 이 좁디좁은 공간에서 회사를 만들고 기업 가치를 3조 원으로 만든 곳이 있다. 바로 중국의 ‘매너 커피’다.

사진 매너커피(Manner Coffee)

사진 매너커피(Manner Coffee)

중국의 차 사랑은 이제 옛말. 중국에 커피 향이 솔솔 불고 있다. 중국의 커피 업계를 주도하는 기업이 매너커피다. 2023년 글로벌 유니콘 기업 순위 364위에 올랐다. 중국 전역에 500개 이상의 매장을 두고 있다. 설립 8년 차의 일이다.

2015년 한위룽(韓玉龍,85년생)、루젠샤(陸劍霞, 90년생) 부부는 커피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커피, 콩을 공부하며 장쑤성 난퉁(南通)에 작은 카페를 열게 된다. 당시 파충류에 관심 있던 한위룽은 사진 테마 카페로 파충류도 판매하며 개성적인 요소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끌었다.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고 1:1 커피 교육도 진행했지만, 작은 도시였던 난퉁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부는 카페의 미래를 위해 상하이로 이동, 2015년 10월  상하이 징안(靜安)구 난양(南陽)로에 2제곱미터, 0.6평 남짓한 작은 매장을 차려놓고 ‘MANNER COFFEE’라는 이름을 붙였다.

커피는 ‘수동’으로’, 가맹점은 안 받아요 

그렇게 매너는 2제곱미터 구멍가게에서 출발했다. 카페를 운영하고 바리스타 경험이 있던 한위룽은 커피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견지가 있었다. 매너 커피의 철학은 ‘커피를 삶의 일부로 만드는 것’. 커피가 모든 사람이 소비할 수 있는 친서민 음료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너커피는 고품질의 원두를 사용한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위안(약 3천 원), 라테도 작은 컵(237㎖)이 15위안으로, 아메리카노 가격과 같다. 고객이 개인 컵을 가져오면 5위안을 즉시 할인해 준다. 중국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27위안부터, 루이싱 커피는 21위안에 판매하고 있다.

진정한 가성비는 여기에 있다. 한위룽은 커피의 중요한 요소로 품질, 장비, 인재를 꼽았다. 경쟁업체들이 전자동 커피 머신을 사용할 때 매너커피는 반자동 추출기를 사용한다. 중국 남서부 윈난과 에티오피아·과테말라·인도네시아산 원두를 사용한다. 매너는 보통 커피 한 잔을 만들 때 3~4개의 원두를 사용하고 경쟁사의 18~20g보다 많은 25g을 소비한다. 매너 커피의 풍미와 풍부함, 품질을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다.

사진 매너커피(Manner Coffee) 인스타그램

사진 매너커피(Manner Coffee) 인스타그램

매너는 국제스페셜티커피협회(SCA)가 인증한 바리스타 훈련 기관을 만들었다. 일반 직원이 아닌 자체적으로 바리스타를 양성해 커피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또 커피와 서비스의 품질을 위해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한다. 단기적 이익을 위한 가맹점 창립은 허용하지 않는다. 현재 500개 이상의 매장 모두 직영으로 운영된다.

잘 만든 매장 하나, 열 스타벅스 안 부럽다?

그럼 이 매장 모두 0.6평의 좁은 구멍가게일까? 아니다. 매너 커피 창립 이후 몇 년간은 면적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대부분 매장은 5~10㎡ 안팎이었다.

그러나 2022년, 급속한 매장 확장이 시작됐다. 2020년부터 끝없이 이어진 투자 덕이다. 중국 사모펀드 H 캐피털과 뉴욕 투자사 코우투(Coatue),싱가포르 국부 펀드 테마섹, 바이트댄스도 매너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2021년 말, 매너 매장은 300개를 돌파하며 매장의 크기와 형태가 다양해졌다.

사진 차이나 데일리(china daily)

사진 차이나 데일리(china daily)

☕매너커피의 4가지 영업 모델

① 3~10㎡ 초소형 오리지널 매장
:매너 커피의 1세대 매장으로 주로 상하이 구시가지에 분포한다. 2021년 이후 새로운 매장 위치가 부족해 더 이상 주요 매장 유형이 아님

②20~50㎡ 주력 매장
:주력 매장형 브랜드로 소량의 좌석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신규 매장의 절반 이상이 해당된다.

③ 80~100㎡ 커피+베이커리 매장
:2019년 매장에 베이커리 제품이 추가됐다. 객단가 상승효과가 커지자 제과를 단가와 재구매율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 2021년 8월 31일 출시된 15개의 신제품 중 베이커리 제품은 9개다.

④150㎡ 이상의 식사 매장
:2021년 1월, 매너는 상하이 루자쭈이 글로벌 파이낸스 센터에 최초의 경량 식당 매너 카페를 오픈했다. 커피와 베이커리, 가벼운 식사를 하나로 묶은 매장으로, 현재까지 상하이에는 헝펑(恆豐)루 다방(達邦) 광장과 양푸(楊浦)의 바오룽쉬후이(寶龍旭輝)점 등 총 5개의 경식점이 있다.

앞서 보도에 따르면 매너는 2023년 말까지 1000곳 매장을 열 계획이며, 이 목표가 달성되면 매너는 전국 커피 체인 브랜드 톱 5에 진입할 수 있다.

매너 커피 한 곳은 스타벅스 매장 2~3곳과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궁극의 평당영업액(평당 연매출)라는 비즈니스 모델 덕분이다. 일반적인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면적은 70~80㎡다. 매너의 초소형 매장과 비교하면 10배 수준이다. 매너의 평균 판매 가격은 스타벅스보다 훨씬 낮지만, 매너 커피 단일 매장의 순이익률은 약 17%에 달한다. 스타벅스는 15%다.

2022년 9월 매너커피와 테슬라 콜라보 마케팅. 매너커피 공식 웨이보

2022년 9월 매너커피와 테슬라 콜라보 마케팅. 매너커피 공식 웨이보

배달도 시작했다. 커피뿐만 아니라 빵, 간편 음식을 제공하고, 매점에서 마시는 커피 외에 드립백 커피, 액상 커피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넓혔다.

테슬라, 루이뷔통, 헬레나 루빈스타인(Helena Rubinstein), 이브 생로랑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의 공동 마케팅에도 박차를 가했다. 초기의 스몰 프라이빗 컨셉에서 벗어나 규모화와 표준화를 추구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로 변화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파트너십을 통해 점차 브랜드 희소성을 형성해나가고 있는 매너 커피다.

커피 한 잔으로 주식 상장, 가능할까?

2018년 10월 19일 8000만 위안 A 라운드 융자를 완료한 후, 2021년 상반기에 다시 3라운드를 거쳐 현재 이미 5라운드까지 완료한 성황. 라운드마다 바이트댄스, 메이투안그룹의 투자 회사인 메이투안룽주(美團龍珠)등의 거물 기업이 참여했다.  ‘중국 벤처캐피털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쉬신(徐新) 등 여러 자본이 가세하면서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매너커피의 시장 평가액은 28억 달러, 우리 돈 약 3조 7천억 원이다.

사진 매너커피(Manner Coffee)

사진 매너커피(Manner Coffee)

최근 매너커피가 홍콩에 상륙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 공식 입장은 발표하지 않았다. 만일 매너 커피가 상장하게 성공한다면 중국 본토 커피 브랜드로는 최초로 홍콩에 입점하게 된다.

〈중국 요식업 발전 보고서 2022〉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커피 시장 규모는 1700억 위안(약 33조 원)에 육박했다. 중국 커피 시장의 기세가 무섭다. 중국 소비자들은 글로벌 시장을 거머쥘 ‘중국판 스타벅스’의 탄생만을 고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매너커피가 서 있다. 향후 매너커피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은수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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