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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2 전국 '시위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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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2일 서울을 비롯한 13개 도시에서 농민.노동자 등 7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기본권 쟁취, 사회 양극화 해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광주.대전 등에서는 집회를 끝낸 농민.노동자들이 도청.시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이 저지하자 불을 지르고 담장을 허무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서울은 전교조.민주노총 등의 집회가 퇴근시간대까지 이어지면서 하루 종일 교통대란이 벌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미 FTA 저지를 위한 광주.전남 운동본부는 오후 2시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1만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궐기대회를 열고 FTA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30분 광주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광주시와 광주시의회 진입을 시도했으며, 공무원과 경찰이 청사 안에서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며 이들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시청 앞 보도블록을 깨뜨려 청사를 향해 던져 1.2층 유리창 300여 장이 깨졌다. 또 1층 현관 출입문틀과 홍보전시관이 부서지고, 보안키 시스템도 망가지는 등 3억20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방패를 빼앗아 불태웠으며 경찰과 농민 40여 명이 부상했다. 시위대는 오후 7시쯤 횃불시위를 한 뒤 자진해산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21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광주.전남 농민회 소속 농민 등 9000여 명은 버스 225대와 승용차.화물차 등을 이용해 시위장소로 집결하면서 광주시청 주변과 인근 호남고속도로 진입로가 한때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또 오전 11시30분쯤 호남고속도로 광산IC에서 동림IC로 가려던 강진.나주.영암 지역 농민 600여 명이 하행선 1개 차로를 점거한 채 차량과 함께 도보로 이동했다. 순천 지역 농민들도 서광주IC에서 동림IC까지 걸어서 왔다. 이로 인해 호남고속도로 광산IC~서광주IC 4㎞ 구간 상.하행선 통행이 한때 마비됐다.

대전에서는 6000여 명이 집회를 끝낸 뒤 충남도청으로 들어가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오후 6시25분쯤 시위대 일부가 이완구 충남지사 면담 등을 요구하며 도청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사이 일부는 도청 정문 좌우의 울타리 100m를 허물었다. 이들은 시위 도구로 사용하던 횃불로 담장 주변의 향나무 180 그루를 태웠다. 시위대가 던진 돌에 본관 사무실의 유리창 300여 장이 박살났다.

시위대는 도청 정문에 세워져 있던 경찰버스 한 대를 도청 밖으로 끌어낸 뒤 창문을 부쉈다. 또 횃불과 돌을 던지며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여 경찰과 시위대 10여 명이 부상했다. 이들은 이완구 지사를 면담한 뒤 경찰에 연행된 6명이 풀려나자 자진해산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충남연맹 소속 노조원 700여 명은 오후 4시30분쯤 대전시 중구 대흥동 한나라당 대전시.충남도당에 몰려가 현판을 떼어 갔다.

춘천에서도 농민과 민주노총 조합원이 강원도청 정문에 밧줄을 걸어 쓰러뜨린 뒤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해 시위대 10여 명이 다쳤다.

이찬호.천창환.김방현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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