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인의 방명록 서명 방식에 대해 여야의 일부 네티즌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야권 성향의 네티즌은 김건희 여사가 백악관 관저를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할 때 윤 대통령 아래에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라고 적은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친여성향 네티즌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해 경 씨의 사례를 꺼내 들며 맞대응에 나섰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방명록을 함께 쓴 건 지난 25일이다.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행사에 참석해 블루룸에서 방명록을 썼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쓴 뒤 그 아래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적어다. 김 여사는 대통령의 서명 아랫줄에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라고 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듣도 보도 못한 방명록’, '이런 방명록은 처음 본다’ 라며 공격했다.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전속 사진작가였던 장영철 행정사는 28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대한민국 대통령 배우자라고 적는 경우는 제가 처음 봤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그거 하나만 보면 이 사람의 성격이 다 드러난다. 본인이 돋보이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석이 과도한 진영 논리라는 반격도 나오고 있다.
김건희 여사는 27일 블레어하우스를 방문했을 때는 대통령의 서명 아래 자신의 이름만 적어 넣었다. 과거에 김정숙 여사도 독일 대통령궁을 방문했을 때 유사한 방식으로 서명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친야 성향의 네티즌은 김건희 여사의 직위 없는 서명에 대해 ‘이름만 달랑 적으면 어떡하냐’라고 비판했다.
실제 과거 대통령 부인의 서명을 보면 다양한 형식으로 이뤄진 것을 볼 수 있다.
대통령은 아니지만, 지난해 1월 대선 기간에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 씨는 봉하마을에 찾아가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을 남기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의 배우자’라는 문구를 써넣기도 했다.
과거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았던 대통령 부인의 서명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김건희 여사의 활동이 늘어난 것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여사는 대선 기간 중 영부인이라는 직함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대통령 부인으로서 조용한 내조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4월 한 주에만 7개의 외부 행사에 참여하고 5일 연속 단독 행보를 하는 등 외부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