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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놀랐다, 구글·챗GPT 잡는 中 AI…"혁신은 年 아닌 月 단위"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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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마이크로소프트의 부회장인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는 닛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AI 연구 기관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 빅테크 기업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혁신의 선두에 있는 주체로 미국의 오픈AI(OpenAI), 미국의 구글(Google), 중국의 베이징즈위안인공지능연구원(BAAI·北京智源人工智能硏究院, 이하 베이징AI연구원) 세 곳을 꼽았다. 브래드 부회장은 "혁신에 대한 격차는 해(Year) 단위가 아닌 월(Month) 단위로 측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브래드 스미스. 사진 닛케이아시아 보도내용 캡처

지난 4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브래드 스미스. 사진 닛케이아시아 보도내용 캡처

미국의 오픈AI(OpenAI), 미국의 구글(Google), 중국의 베이징즈위안인공지능연구원(BAAI)

미국의 오픈AI(OpenAI), 미국의 구글(Google), 중국의 베이징즈위안인공지능연구원(BAAI)

거대언어모델(LLM)인 ChatGPT를 개발한 오픈AI나 구글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베이징AI연구원이 업계를 이끌 선두 기업으로 꼽힌 이유는 뭘까?

베이징AI연구원은 2018년 창설된 기관이다. 올해 기준 5년밖에 안 된 신생 조직이다. 그러나 2021년 6월, 1조750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갖춘 딥러닝(심층 기계학습) 모델 '우다오(悟道)2.0'을 발표하며 인공지능 업계 초신성으로 등극했다. 같은 해 1월 구글 연구진이 내놓은 1조 6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스위치 트랜스포머를 능가했으며, 오픈AI의 GPT-3.5 모델의 1750억 개와 비교했을 때 10배나 거대하다.

우다오 2.0은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공인기술인증(ImageNet, SuperGLUE, MSCOCO)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우다오 2.0가 중국의 슈퍼컴퓨터에서 훈련한 최초의 딥러닝 모델인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우다오2.0 스크린샷. 출처 베이징AI연구원

우다오2.0 스크린샷. 출처 베이징AI연구원

인공지능의 성능은 파라미터(Parameter·매개변수)가 많을수록 좋아진다. 파라미터는 인간 두뇌 중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즉,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더 많은 정보를 학습하고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 추후 파라미터가 인간 시냅스 개수(수백조 개)만큼 도달하고 살아 있는 데이터를 학습한다면 인간에 필적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등장하리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다.

우다오 2.0 모델 외에도 베이징AI연구원은 생명 AI 모델 톈옌(天演), 스마트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지우딩(九鼎) 등을 출시했다.

베이징AI연구원의 톈옌 개발팀은 2022년 5월 생물학적 정확도가 가장 높고, 수명 연구에 널리 활용되는 생물인 카노르하브디티스 엘레강스(Caenorhabditis elegans, 이하 C.엘레강스)의 시뮬레이션 모델인 톈바오(天宝)1.0을 출시했다. C.엘레강스는 전체 신경계에 302개의 뉴런을 가진 회충류로 많은 유전자와 신경화학 신호 분자를 인간과 공유하고 있어 인간 뇌 기능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켜왔다. 톈바오 1.0은 C.엘레강스 302개 뉴런과 연결 관계를 고정밀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모델로 생명과학 연구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스마트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지우딩은 대형 모델 훈련, 과학용 AI에 중점을 둔 서비스다. 컴퓨팅 파워, 알고리즘, 데이터의 세 가지 측면에서 대형 모델 훈련에 대한 혁신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올해 3월 출시된 페이즈(飞智) 대형 모델 기술 오픈 시스템은 베이징AI연구원과 여러 산학연이 공동으로 구축한 대규모 모델 오픈 소스 및 공개 소프트웨어 시스템으로 알고리즘, 모델, 도구, 평가 등 다방면을 포함해 대형 모델 개발의 어려움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베이징AI연구소는 매년 인공지능 콘퍼런스를 주최하고 있다. 출처 베이징AI연구원

베이징AI연구소는 매년 인공지능 콘퍼런스를 주최하고 있다. 출처 베이징AI연구원

설립한 지 5년밖에 안 된 신생 기관임에도 베이징AI연구소가 매년 주최하고 있는 콘퍼런스는 업계의 주요 행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인공 지능 기술이 조용히 굴기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베이징AI연구소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과 업계 최고의 전문가를 한 팀으로 구성한 데 있다.

2018년 베이징은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수행하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새로운 R&D 기관 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베이징 시행 조치'를 발표했다. 그해 12월 과학기술부, 베이징시 당위원회, 시정부의 지원으로 베이징AI연구소가 정식 설립됐다. 연구소는 베이징대, 칭화대, 중국과학원, 바이두, 샤오미, 바이트댄스, 메이퇀뎬핑, 쾅스커지 등 각 사(社) 인공지능 전문가, 교수, 임원진의 협력 및 지원을 바탕으로 구축됐다. 소속 연구원들은 관련 기업과 베이징대, 칭화대, 런민대 등 일류 대학의 다양한 전공자로 구성됐다. 각 협력업체의 직원들도 입주했다.

2019년부터 베이징AI연구소는 장학프로그램을 시작해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2021년까지 38세 미만의 젊은 과학자 40명을 포함한 100명의 연구원이 선발됐다. 이들은 주로 인공지능의 수학적 기반, 인지 신경 기반, 기계 학습, 자연어 처리, 스마트 정보 검색 및 마이닝, 스마트 시스템 아키텍처 및 칩 등을 연구한다.

베이징AI연구소는 중국 인공지능 파트에서 최고의 인재를 모아 2028년에는 베이징을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혁신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재를 향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베이징AI연구소는 소속 과학자와 연구원에게 최대한의 기술결정권과 자금사용권을 부여하고 연구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 덕에 이미 뛰어난 연구 성과를 달성했다. 2021년 베이징AI연구소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연구소는 국제AI컨퍼런스의 상위 저널에 1470개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출판을 지원했으며 그 중 상위 국제학술지(AAAI, CVPR, ACL , ICLR, NIPS, SIGIR, TPAMI 등)에는 약 1060편의 논문이 집약되는 성과를 이뤘다.

역사적으로 획기적인 연구 결과는 우연한 사건이었고 연구 기관의 모든 노력은 이러한 우연한 사건의 발생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은 지금 인공지능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과학자와 연구원들이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가 중국을 강력한 경쟁 상대로 인식하는 이유다.

임서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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