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의원 번갈아 일으켜세웠다...'56번 환호' 尹연설 하이라이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 이름은 모르셨어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계실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상ㆍ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던진 ‘아이스 브레이킹’ 농담에 본회의장에는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을 주제로 연설하면서 의원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을 주제로 연설하면서 의원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날 43분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연설 도중에는 기립박수 23번을 포함해 총 56번의 박수가 쏟아졌다. 일부 의원들은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한ㆍ미 양국 간 경제협력을 언급하며 삼성ㆍ현대ㆍSK 등 굴지의 한국 기업들이 미 텍사스주ㆍ조지아주 등에 쏟고 있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언급하는 대목에선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번갈아가며 일어서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건희 여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국전 참전 용사인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의 손녀인 데인 웨버(왼쪽),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부군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건희 여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국전 참전 용사인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의 손녀인 데인 웨버(왼쪽),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부군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 대통령이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의 반도체 공장은 2020년 기준 약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하자 텍사스주가 지역구인 마이클 매콜(공화당) 의원이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마이클 매콜은 미국의 대외 정책을 감독하는 하원 외교위원장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도 연간 30만대의 전기차와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윤 대통령이 웃으며 조지아 지역구 의원석을 손으로 가리키자 장내에 웃음이 터졌고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친한파로 분류되며 지속적인 한ㆍ미 동맹 강화에 앞장서 온 존 오소프 상원의원은 지난 5일 방한해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한ㆍ미 간 경제 협력을 다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께서 방문한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 CSS는 한국 기업이 미국 회사를 인수해 성장시키는 또 다른 모범 협력 사례”라고 소개했다. 호혜적 한ㆍ미 경제협력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의 구체적 투자 사례를 열거한 윤 대통령의 ‘정밀 타격’에 해당 지역을 선거구로 둔 의원들이 기립박수와 환호로 격하게 응대하는 장면은 이날 연설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이 연설 도중 “올해는 미주 한인 이주 120주년”이라며 한국계인 영 김(공화당), 앤디 김(민주당), 미셸 박 스틸(공화당),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당) 의원을 한 명씩 거명하고는 “세대를 이어온 한ㆍ미 동맹의 증인”이라고 할 때에도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과 공화당 각 두 분씩이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농담을 해 좌중에서 웃음이 나왔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의 요청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의 요청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설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은 미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한동안 본회의장에 머물렀다. 연설문에 사인을 해주거나 의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연설 직후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 등 상ㆍ하원 의원 30여명이 대통령에게 사인 요청을 했다”며 “대통령을 만난 의원들은 ‘extraordinary(대단했다)’ ‘historic speech(역사적 연설)’ ‘wonderful(훌륭했다)’이라는 말로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미 의원들은 소셜미디어에 “한ㆍ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등의 후기를 올리며 의미를 부여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윤 대통령의 연설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윤 대통령을 의장실 밖에서 만나 악수를 하며 인사하는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리며 “오늘 연설은 한ㆍ미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역사적 한 걸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의회에 초청하게 돼 영광이다. 우리 두 나라는 언제나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은 트위터 글을 통해 “윤 대통령을 맞이하는 영광을 얻었다”며 “그의 방문은 강력한 민주주의와 혁신 시장 경제, 핵심 군사 동맹이라는 우리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윤 대통령의 연설은 한ㆍ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ㆍ미 동맹은 동아시아 안보의 기초”라고 평가했다.

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 의원은 별도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한ㆍ미 동맹의 강력함을 보여준다”며 “우리의 동맹을 강력하게 다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협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영 김 미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ㆍ태평양 소위원장은 윤 대통령 연설 뒤 한국 언론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번 연설에 대해 “한ㆍ미 관계가 어느 때보다 튼튼하고 북한이 절대 뚫고 들어올 틈이 없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래 비전에 대해 잘 설명하고 요점 전달을 잘했으며 굉장히 박력감도 있었다”며 “윤 대통령이 한ㆍ미 양자 관계를 넘어 글로벌 파트너로 가는 모습을 강력하게 잘 보여줬다는 얘기를 동료 의원들에게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자랑스러운 이민 1세대 한인으로서 저는 한ㆍ미 양국이 중요한 동맹국 관계를 강화하는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