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3만명 고립·은둔 청년 직접 발굴하고 지원한다

서울시가 13만명에 이르는 고립·은둔청년을 발굴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고립·은둔 청년은 정서적 또는 물리적으로 타인과 관계망이 단절됐거나 외로움 등의 이유로 최소 6개월 이상 고립된 채 구직 활동 없이 지내는 청년을 말한다. 서울시는 서울 청년 중 4.5%인 최대 12만 9000명이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24일 오후 고립·은둔 청년의 활동공간인서울시 은평구 두더집을 방문, 고립·은둔 청년, 현장 활동가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24일 ‘고립·은둔청년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실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한 대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고립·은둔청년의 활동공간인 은평구 불광동 소재 ‘두더집’을 방문해 고립·은둔 청년, 현장 활동가,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오 시장은 “도움이 필요한 우리 청년들 숫자가 10만이 넘는다”며 “그분들이 새롭게 인생을 시작할 기회를 드리는 체계를 만들고 조직을 만들고, 또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는 우선 고립·은둔 청년을 직접 발굴하겠단 계획이다. 주민센터 복지서비스 신청·조사·확인 시 상담 단계에서 고립·은둔 대상 여부가 감지되면 사업 안내가 이뤄지는 식이다. 고립·은둔을 극복한 청년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해 발굴하는 ‘청년기획단 서포터즈’도 구성한다.

발굴된 청년을 대상으로는 고립·은둔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진단 검사를 진행한다. 결과에 따라 활동형 고립청년, 비활동형 고립청년, 은둔청년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유형별 지원되는 패키지 프로그램에는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서울청년문화패스’를 비롯해 자기 주도적 건강관리를 돕는 ‘손목닥터 9988’, 정신질환 진단 5년 이내 청년을 대상으로 치료비를 지원하는 ‘고위기군 전문치료 지원’ 등 서울시 대표적인 사업도 포함됐다.

프로그램 이수 후에는 청년들의 사회 복귀를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해외봉사 경험 등 성공적인 복귀를 돕기 위한 추가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또 ‘은둔 고수’를 활용한 멘토링과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사회 복귀 이후에도 관리를 이어간다.

민간기관이 성북구에서 은둔형 청년을 위해 운영 중인 ‘공동생활숙소(리커버리하우스)’와 두더집의 사업 결과를 분석해 2025년까지 권역별 설치기준과 근거, 운영기능을 마련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도 병행한다. ‘곰손카페’와 같이 은둔 청년이 활동할 수 있는 공동 커뮤니티 등도 운영할 계획이다.

시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39세 고립·은둔 청년이 사업 대상이라고 밝혔다. 오는 25일 10시부터 참여자를 모집한다. 참여 신청은 25일 오전 10시부터 청년몽땅정보통 홈페이지나 전화 등으로 가능하다. 가족이나 친구, 지인이 대리 신청하는 경우 비대면 상담과 내방 상담도 할 수 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